▲ 황재균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황재균은 몇 승 짜리 선수일까.

메이저리그를 찍고 돌아온 황재균이 결국 kt와 손을 잡았다. 4년 총액 88억 원. 이 돈이 그 정도의 효용을 발휘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적정가'라는 말을 쉽게 쓰지만 누구도 쉽게 정의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kt는 1군 합류 뒤 3년 동안 꼴찌만 했다. 그동안 말로만 대형 FA 영입, 대대적 전력 보강을 외쳤지만 이제야 지갑을 제대로 열었다. 단지 메이저리그를 찍고 와서 비싸진 게 아니라, 시장 상황과 구단의 욕구가 맞아 떨어진 결과일 뿐이다.

그보다 중요한 건, 그래서 황재균이 kt에 몇 승을 더 가져올 수 있느냐다. 적정가가 아니라 헐값에 사인했어도 이보다 중요한 건 없다. 최하위 탈출에 큰 도움이 되어야만 한다.

2015년과 2016년의 황재균은 많이 달랐다. 타고투저 광풍이 불기 시작한 뒤로 꾸준히 0.850 이상의 OPS를 기록헀지만 2015년과 2016년을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타자 같다. 장타력을 유지하면서 삼진을 '줄였다'. 2014년 만큼이나 높은 타율을 기록하면서, 2015년만큼 많은 홈런을 쳤다. 29살 나이에 찍은 커리어의 정점이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변화를 줬고, 그게 성공으로 이어진 사례다. 2016년 1년만 반짝했다고 볼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이런 황재균이라면 어느 팀에라도 도움이 되겠지만, 가장 극적인 효과는 kt가 누릴 수 있다. 3루수 공격력이 리그 최하위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kt의 3루수 OPS는 0.695로 9위였다(최하위 두산 0.674). 2016년에는 고 앤디 마르테가 있어 0.792로 사정이 좀 나았지만 이때도 순위는 9위였다. 백업 3루수들의 공격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롯데는 0.905로 4위였다. 황재균의 지분이 절대적일 때다.

수비에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프로 야구 기록과 통계를 제공하는 '스탯티즈'에 따르면 kt 3루수들의 올 시즌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는 0.240으로 7위. 다시 롯데를 소환한다. 황재균이 버틴 롯데는 이 부문에서 지난해 4위였다. 황재균이 1년 사이 기량이 쇠퇴하지만 않았다면 충분히 팀을 바꿀 만한 영입이다.

'스탯티즈'는 2016년 황재균의 WAR(수비 항목 제외)을 5.55로 측정했다. 최정(SK, 당시 5.82)에 버금가는 수치다. 2017년 kt의 3루수 WAR을 합하면 0.49다. 황재균이 약 5승 정도의 효과를 가져 온다고 해도 올해 50승 94패에 그친 kt의 전력을 단숨에 포스트시즌 진출권으로 올려놓지는 못한다. 황재균 영입은 시작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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