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용덕(왼쪽) 한화 신임 감독은 취임식에서 박정진을 꽉 안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7일 KBO가 발표한 FA 공시 선수 명단 18명 가운데 현역 최고령 투수 박정진(한화)의 이름이 있었다.

박정진은 한화와 KBO 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불펜 투수다. 박정진은 통산 691경기, 96홀드로 700경기 100홀드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홀드 4개를 추가하면 류택현(전 LG, 37세 8개월 12일)를 넘어 최고령이자 40대로는 최초로 100홀드 클럽에 가입하며 한화 구단으로는 역대 처음이다. 또 9경기에 더 나서면 임창용(KIA, 41세 1개월 2일)을 넘어 KBO 리그 최고령 700경기 등판 기록을 세운다.

단 문제는 나이. 박정진은 1976년생으로 올해 나이 만 41세다. 현역 투수 가운데에선 가장 나이가 많다. 현행 자유계약 선수(FA) 제도에 따르면 FA 계약이 이루어지면 직전 해 연봉 300% 또는 연봉 200%와 20인 외 보상 선수 1명을 원 소속 팀에 줘야 한다. 작지 않은 보상 규모 탓에 일부 베테랑 선수들이 FA 계약 마감일까지 어느 팀과 계약하지 못하고 무적 신세로 남는 이른바 'FA 미아'사례가 여럿 있었다.

애초에 박정진(41)은 이를 걱정해 FA 신청을 망설였다. 정규 시즌 끝을 앞두고 지난 9월 말 "고민이 되지만 솔직히 현재 FA 제도상으론 내 나이에 FA를 신청하는 건 우습다"고 말했다. 많은 나이에다가 보상 문제 때문에 스스로 FA 계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팀은 시즌 중 조인성 송신영 이재우 등 베테랑 선수들을 웨이버 공시하고 팀을 젊은 선수들 위주로 꾸리기로 했다.

그러나 팀은 리빌딩 기조 속에서도 박정진은 붙잡아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정진은 2015년에 팀 내 불펜 투수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96이닝, 지난해엔 84이닝을 던졌다. 올 시즌엔 48이닝을 책임지면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40이닝을 던진 투수 중 한화 불펜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정우람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또 경기력 외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상군 전 감독 대행은 "어린 투수들이 박정진을 많이 보고 따른다"며 박정진을 치켜세웠다.

한화 관계자는 "박정진의 공헌도는 값으로 매길 수 없을 만큼 크다.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부임한 한용덕 감독은 지난 3일 취임식에서 박정진을 꽉 안았다. FA란 소리를 듣고 "우리 세대처럼 코치 계약을 맺어도 될 나이 아닌가?"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대단한 선수다. 내년에도 우리 팀에 중요한 투수"라며 잔류를 바랐다.

박정진 또한 한화에 애정이 가득하다. "선수 생활을 2년 더 하고 싶다"고 밝힌 박정진은 "한화가 아닌 다른 팀에서 뛰는 것은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은퇴하기 전 한화에서 가을 야구를 꼭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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