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BC 대표팀 임기영 ⓒ도쿄(일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 대표팀에 '난세의 영웅'이 나타났다.

한국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2017 예선전 대만과 경기에서 임기영(KIA)의 7이닝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발판삼아 1-0 승리를 거뒀다. 전날 일본전 패배로 결승전 탈락 위기에 처했던 한국은 대회 전적 1승1패로 기사회생했다. 대회 규정에 따라 한국은 이미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뭐니뭐니 해도 한국의 일등공신은 선발 임기영이었다. 임기영은 대만 강타선을 막고 위기의 한국을 구했다.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기록한 임기영은 타자들이 6회가 돼서야 무득점을 깼고 총 1점밖에 내지 못했음에도 완벽하게 경기 흐름을 잡고 놔주지 않았다.

임기영은 이날 109개를 던지는 동안 단 2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대만 타자들을 압도했다. 큰 스윙을 많이 하는 대만 타선은 이날 땅볼형 투수 임기영의 공도 크게 퍼올렸지만 제구가 잘되면서 정타가 나오지 않고 뜬공으로 끝났다. 임기영의 변신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경기 후 정민철 대표팀 투수코치는 스포티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감독님 구상이 맞았다. 좌타자가 즐비한 데도 불구하고 대만전에 임기영을 넣은 게 적중했다. 상대 팀 전력을 떠나서 벼랑 끝 승부를 하는 것인 만큼 물리적인 것 외에 힘이 작용하는데 한승택과 호흡을 맞춰서 잘 던져줬다.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했다"고 칭찬했다.

정 코치는 이어 "기술적으로는 타자들의 스윙 궤적에 따라 서클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던진 게 좋았다. 그리고 눈에 많이 띄지 않지만 좌타자 상대로 높은 슬라이더를 가끔 섞어 던지면서 대만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던진 투구수는 적었지만 슬라이더를 던진 타이밍이 좋았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홍이중 대만 감독도 "한국 선발투수(임기영)의 변화구가 정말 좋았다. 대만에는 이런 투수가 잘 없다. 제구와 변화구가 훌륭해서 타자가 포인트를 잡지 못했다"며 임기영의 변화구를 칭찬한 바 있다.

임기영은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었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초반 슬라이더를 많이 섞으며 영리한 피칭을 한 끝에 5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이끌어냈다. 직구, 체인지업 '투 피치'라 여겨졌던 임기영의 바뀐 볼배합을 두산 타자들이 당해내지 못했다. 임기영의 배포가 드러난 2번의 빅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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