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김민우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일단 오늘을 솔직하게, (김)민우 형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군대 가잖아요. 전 내년에 열심히 해서 받아볼 테니, 이번엔 민우 형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김진수)

“전북과 수원은 포메이션이 달라요. 저는 제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고, (김)진수도 전북이라는 팀에 맞게 자기 장점을 살리면서 기여했죠. 저는 반반인 것 같아요.” (김민우)

KEB하나은행 K리그 어워즈 2017에서 각 부문에 유력한 수상 후보들이 있었다. 가장 치열한 경합지는 레프트백 포지션. 일본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두 선수는, 지난 11월 대표 팀에서도 함께 한 막역한 사이다. 김진수는 군대 가는 형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베스트11 선정의 영광은 김진수에게 돌아갔다. 김진수는 언론사 투표 총 133표 중 72표, 김민우는 56표를 받았다. 16표 차로 갈렸다. 

사실 포백 상황의 전문 레프트백인 김진수다. 김민우는 본래 측면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주로 보는데, 왼발을 잘 쓰고 헌신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윙백 포지션도 맡아 본다. 수원이 2017시즌 스리백 전술을 쓰면서 윙백으로 뛰었다. 포백 상황에서의 레프트백은 맡아 본 일이 많지 않다. 하지만 스리백 변형을 시도하는 포백을 쓰는 신태용호에서 김민우는 김진수와 더불어 레프트백 자원으로 부름을 받고 있다. 

김민우는 “왼쪽 수비수를 볼 때 내 단점은 수비력이다. 그런 부분은 보완할 점이다. 그런 생각으로 항상 경기를 했다”며 2017시즌을 치르며 측면 수비력에서 발전했다고 자평했다. “그런 부분이 지금은 조금 자신감이 많이 생긴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이 옛날보다는 보완된 점이다.” 

▲ 2017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 레프트백 부문 선정된 김진수 ⓒ한희재 기자


◆ 레프트백 경쟁자, 김진수-김민우…배우고 공유하며 성장한다

김민우는 레프트백 포지션에서 발전하는 과정에 후배 김진수와 좋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대표 팀에서는 포지션 경쟁자, K리그에서는 상대 팀 선수로 경쟁하지만, 크게 보면 축구계의 동업자다. 

“진수와 굉장히 잘 지내고 있다. 대표 팀에서 우리의 포지션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훈련하면서 얘기도 많이 했다. 11월 소집 첫 경기에 진수가 경기에 나갔는데, 진수의 역할을 대해 자세히, 그리고 유심히 지켜봤다. 어떻게 해야 유럽이나 남미 선수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지 밖에서 보면서 좀 더 느꼈다. 느낀 부분을 세르비아전에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김진수도 마찬가지다. “콜롬비아랑 경기할 때도 분석하는 면에서도 내가 잘 모르는 것들, 내가 헷갈리는 것들을 민우 형에게 물어본 것이 상당히 많이 있다. 민우 형도 세르비아랑 할 때 이렇게 상대가 나올 때 어떻게 하는 게 좋냐고 먼저 상의하기도 했다. 크게 누가 경기 뛰고 안 뛰고 기분이 나쁘고 그런 사이 아니다. 대표 팀에서 당연히 경쟁하지만, 서로 경쟁하다보면 월드컵에 가서 더 좋은 효과가 날 것이다.”

김민우와 김진우의 ‘왼쪽 경쟁’은 선의의 경쟁의 표본처럼 보인다. 기량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려는 자세는 둘이 갖고 있는 공통점이다. 

김진수가 갈고 닦는 무기는 2017시즌 두 차례나 성공한 직접 프리킥 득점 능력. “프리킥 부분에서 (염)기훈이 형 영상 많이 봤고. 좀 더 정교하게, 세밀하게 경기하기 위해, 그리고 프리킥을 차기 위해 더 시간 들인 게 사실이다. 그게 실질적으로 프리킥 골 두 개로 나와서 만족한다. 일본에 있을 때도 내가 찼고 독일에서도 경기 나가면 내가 찼다. 득점은 미흡했던 게 사실인데 이번에 전북에 와서 운이 좋았다.”’

김민우는 K리그에 오면서 빠른 템포의 경기에 적응력을 높였고, 팬들의 주목도 높아졌다. 김민우는 이재성과 권창훈이 앞선에서 펼친 인상적인 미드플레이에 대한 대안도 될 수 있는 선수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창조적이고, 부지런하게 뛸 수 있는 유형의 선수는 많지 않다. 11월 A매치의 4-4-2 포메이션이 거둔 성취는 이재성과 권창훈의 전술적 역할이 컸다. 그런데 두 선수가 뛸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대안은? 김민우가 될 수 있다.

▲ 2017 K리그클래식 어워즈에 참석한 김민우 ⓒ한준 기자


“플레이는 확실히 J리그보다 K리그가 확실히 빠르다. 선수들도 빠르고 힘도 좋다. 공수 전환도 굉장히 빨라 처음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전개가 빠르기 때문에 운동량이 계속 빠르게 왔다갔다해서 그런 게 처음에 많이 힘들었다. 일본에 있을 때보다 한국에 있으니 확실히 주목을 더 받는 게 있다. 처음에 올 때는 이 정도로 주목을 많이 받을지 몰랐다. 팬들이 굉장히 좋아해주셔서 나 또한 경기장에서 더 힘낼 수 있었다. (미드필더는) 감독님이 그 자리에 기용하신다면 물론 소화할 수 있다. 그 포지션은 내가 굉장히 많이 해온 자리다. 따로 생각 안 해도 몸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들었던 김진수는 부상으로 낙마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할 정도로 신중하다. 

“솔직히 조금 기다려지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반대로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2014년 월드컵 명단에 들어갔지만 그때 부상으로 결국 못 갔다. 이번에도 부상이 또 생기면 내겐 너무 큰 타격이다. 설레기도 하지만 조심스럽다.”

김민우는 수원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뒤로 하고 군에 입대한다. 2018시즌은 상주상무에서 보낸다. 겨울에는 군사 훈련을 해야 한다. 대표 팀 소집 일정이 겹치는 와중에 컨디션 관리에 적신호다. 

“상당히 몸 관리가 중요하다. 지금도 시즌이 끝났지만 쉬는 기간에도 충분히 몸을 유지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일단 월드컵에 나갈 가능성 있기에 노력해야 한다. 상무도 훈련은 좋다고 한다.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훈련이나 몸 관리 나쁘지 않다고 말하더라. 어떤지는 가봐야 알 것 같다.”

김민우는 상주와 부산아이파크의 승강 플레이오프도 지켜볼 생각이다. 자신이 가야하는 팀이기도 하고, 2018시즌에 클래식에서 뛸지, 챌린지에서 뛸지가 결정되는 경기다. “(상주를) 응원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챌린지보다 클래식에 있는 게 나도 좋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지켜볼 생각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