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나탄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홍은동, 조형애 기자] 득점왕에 팬투표 1위, 베스트 11까지 3관왕에 올랐지만 끝끝내 MVP는 되지 못했다. 이재성(25·전북현대)의 MVP 수상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조나탄(27·수원삼성) 역시 가장 빛나는 별이 되기에 큰 모자람이 없었다.

2017시즌 조나탄은 그 누구보다 '임팩트 큰' 한 시즌을 보냈다. 29경기에 나서 22골 3도움을 올렸다. 오른 발목 골절로 약 2달 동안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복귀 후 골사냥은 계속됐고, 결국 수원은 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다.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져 자존심 팍팍 구겼던 지난 시즌보다 4계단 상승한 순위다.

조나탄은 이재성과 함께 MVP 유력 수상 후보로 꼽혔다. 사실상 '이파전'이었다. 최종전을 앞두고 서정원 감독은 "확실히 MVP는 조나탄이 될 것 같다. 이미 정해졌다"고 할 정도였다.

욕심 많고 관심 받기 좋아하는 선수. 20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2017 대상 시상식에서 만난 조나탄은 알려진 바와는 조금 달랐다. 유니폼을 벗고 수트를 차려입은 조나탄은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정말 좋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MVP 받는 것과 받지 않는 것. 상관은 없을 것 같다. 경쟁에 들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내가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많은 분들이 각자의 시각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정말 좋다."

▲ 조나탄 ⓒ한희재 기자

클래식 득점왕·팬투표 1위·베스트 11 선정…'3관왕' 조나탄

K리그 통산 4번 째 '외국인 MVP'는 고배…이재성과 20표 차

전남전 오버헤드킥 2017 베스트 골…"MVP 후보에 만족한다."

올시즌 수원은 조나탄을 빼고 설명이 불가능하다. 우선 수원의 63득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조나탄이 넣었다. '해결사' 기질이 다분한 선수. 폭발적인 문전 쇄도와 1대1 능력으로 '몰아 넣기'에도 일가견을 보였다. 올시즌 K리그 최초 4경기 연속 멀티 골을 넣은 이도 조나탄이었다. 조나탄은 지난 7월 12일 인천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멀티 골 기록을 새로 쎃다. 4경기에서 무려 9골을 넣었다.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넣은 골'이라며 평가 절하가 되기도 했으나, 조나탄 골 가운데 영양가 없는 골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7월 이어진 수원의 무패 기간에 결승 골을 쏟아 넣은 이는 조나탄이었다. 그리고 조나탄이 부상으로 빠진 이후 수원은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수원 7월 무패 기간 조나탄 결승 골 기록: 수원 3-0 인천(멀티 골, 결승 골) / 수원 3-2 포항(멀티 골, 결승 골) / 수원 4-1 전남(멀티 골, 결승 골) / 수원 3-0 상주 (멀티 골, 결승 골) / 수원 1-0 광주(결승 골)

조나탄은 K리그 사상 최초 클래식과 챌린지에서 모두 득점왕과 MVP를 노렸다. 이미 2015시즌 그는 대구(당시 챌린지) 소속으로 득점왕(26골)과 MVP를 동시에 차지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상대가 쟁쟁했다. K리그를 넘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 이재성. 이재성은 올 시즌 전북의 우승에 힘을 보내면서 8골 10도움을 기록하는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연계로 힘을 불어 넣는 이재성의 팀 내 영향력은 단순 기록을 뛰어 넘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수상자는 이재성이었다. 이재성은 118표 중 69표(52%)를 받았다. 조나탄은 20표 모자란 49표로 2위를 차지했다. 축구 관계자는 "아무래도 우승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다. 또 이재성의 전북내 영향력이 뛰어나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득점왕(20골)을 차지한 정조국이 8위라는 소속팀 광주의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MVP 영예를 안은 것으로 볼 때, 조나탄은 속 쓰릴 법도 하다. 하지만 이재성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웃으며 시상식장을 떠난 조나탄이다. 

"잘하고 있던 못하고 있던 다쳤던 그렇지 않던 간에 늘 자신을 채찍질 한다"는 조나탄. 2017 시즌은 끝났지만, 조나탄의 K리그 정복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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