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평균 최다 관중 1위 FC 서울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 2017년 3월 4일 토요일 개막전을 치른 KEB하나은행 K리그클래식2017이 11월 19일 일요일 38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정규 라운드와 스플릿 라운드까지 대장정을 마쳤다. 20일에는 곧바로 K리그 대상이 열려 최고의 별을 추렸다. 스포티비뉴스는 한 해 동안 대한민국 프로축구 1부리그에서 벌어진 일들을 총정리했다. 위기론이 거셌던 한국 축구의 현 주소가 K리그 안에 있다. <편집자 주>

2017년 K리그는 전북의 우승으로 끝났다.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 울산 현대의 추격을 뿌리치며 K리그 리딩 클럽을 위상을 되찾았다. 광주 FC는 강등이 확정됐고 'K리그 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는 잔류했다. 전남 드래곤즈는 강제 잔류를 당했다. 상주 상무는 11위로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올해도 변함없이 그라운드에서는 치열한 순위 다툼 속에서 각종 드라마가 써졌다. 선수들이 뛰는 그라운드 밖은 어땠을까? K리그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 '흥행'은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 떨어진 관중 수, 2017년 K리그 흥행은 실패

지난 시즌 K리그의 총 관중 수는 174만 4855명이며 평균 관중 수는 7854명이다. 올해는 148만 2757명으로 30만 가까이 줄었고 평균 관중수도 6503명으로 크게 줄었다. 가장 많은 관중이 든 팀은 FC 서울로 경기 당 1만 6319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가장 적은 팀은 상주로 평균 1645명이다. 구단별로 차이가 컸다.

클래식과 챌린지로 나뉜 2013년 203만 6413명의 관중이 찾은 후 관중 수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4년은 180만 8220명, 2015년은 176만 238명, 2016년은 174만 4885명, 올해는 148만 2757명이다. 꾸준히 관중 수가 떨어졌다.

순위 싸움, 강등, 잔류 등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도입한 스플릿 라운드 관중 수도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6398명이었지만 올해는 5939명으로 스플릿을 도입한 201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이한 것은 전북의 조기 우승이 확정된 상위스플릿의 경우 관중 수가 늘었다. 지난해 평균 8442명으로 전년(1만 3191명) 대비 크게 떨어진 관중 수가 9308명으로 어느 정도 관심을 회복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쟁에서 비교적 일찍 탈락한 서울이 평균 16718명으로 스플릿 돌입 후 가장 많은 평군 관중 수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과 스플릿 평균 관중 수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은 평균 관중에서 1위를 하고 스플릿 라운드 평균 관중은 3위였지만 올해는 전체 시즌과 스플릿 모두 1위를 기록하며 2017년 K리그 최고의 흥행 구단이 됐다.

문제는 하위스플릿이다. 지난 시즌 상위스플릿은 전년 대비 관중 수가 떨어졌지만 하위 스플릿은 2015년 2433명에서 2016년 4484명으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올해는 2569명으로 2015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돌아갔다.

광주 FC의 강등이 이른 시점에 나오긴 했지만 승강 플레이오프를 가는 11위 싸움은 인천, 상주, 전남이 마지막 경기까지 치른 후에 결정됐다. 하지만 관중을 불러오지 못했다. 올해 평균 관중이 5932명인 인천이 마지막 경기인 상주전에서 6121명이 들어 평균을 조금 웃돌았고 대구-전남 경기는 1561명에 그쳤다. 대구의 평균 관중인 3340명, 전남의 평균 관중인 4111명에 모두 미치지 못했다.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지는 팀을 결정하는 올해 마지막 흥행 카드에서 관중 동원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은 승강 플레이오프는 물론 강등 직행 팀조차 마지막 경기 전까지 결정되지 않았으나 올해는 강등 직행이 이미 결정됐다. 또 이번 시즌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마지막 2경기 때 K리그 선수들을 조기 소집해 리그 일정이 연기됐다. 지난해는 11월 6일 모든 경기가 끝났지만 올해는 11월 19일 되서야 일정이 종료됐다. 그 사이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관중을 경기장으로 모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강력한 흥행 카드인 서울과 수원,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6월 1-1로 비긴 슈퍼매치는 무려 4만 7899명의 관중이 찾았다. 역대 K리그 관중 동원 10위의 기록이다. 하지만 올해 치른 3경기에서는 각각 3만 4376명, 2만 6581명, 2만 7257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2017년 K리그의 흥행은 실패로 볼 수 있다.

▲ 올해도 변함없이 주전으로 활약한 한찬희 ⓒ 한국프로축구연맹
◆ 선수 육성 인프라, 새 얼굴의 부재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대표팀을 비롯해 리그의 인프라도 꾸준히 성장했다. 하지만 선수 육성에 있어 최근 몇 년 동안 눈에 띄는 신인이 나오지 못해 육성 관련 인프라가 정체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때 끊임없이 지적됐다. 선발된 선수 중 프로에서 자리를 잡은 선수가 거의 없었다. 한찬희(전남)가 유일했다.

이번 시즌도 최근 몇 년과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 나아졌다. 독보이진 않았지만 몇몇 새 얼굴이 나왔다. 인천의 김진야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데뷔한 선수 중 가장 많은 16경기를 뛰었다. 김보섭은 3경기, 명성준은 1경기를 뛰었다. 대학 재학 중 합류한 이정빈은 8경기를 뛰었다. 인천은 잔류 싸움을 하는 와중에도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김진야는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이기형 감독님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찬희는 29경기에 출전해 지난 시즌보다 6경기를 더 뛰었고 2년차인 포항의 우찬양, 이래준은 4경기, 1년차 이승모는 3경기를 뛰었다.

안타깝지만 올해도 확실한 주전을 잡은 선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찬희를 제외하면 없었다. 대학 무대를 거친 선수로 범위를 넓히면 전북의 김민재가 있지만 과거처럼 20세의 나이에 확고한 주전이 된 선수가 없다.

새로운 스타가 발굴되지 않는 것은 경기력 문제도 있지만 관중 동원과 직결되는 문제다. 과거 '이동국-안정환-고종수'의 K리그 트로이카가 있던 시절은 어딜 가나 선수들이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새 얼굴의 부재는 인프라 문제 뿐아니라 리그 흥행도 관련이 있는 만큼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 스플릿 라운드 전까지 강원의 홈으로 쓰인 평창 알펜시아 ⓒ 강원 FC
◆ 경기장 인프라, 혹평 시달린 평창

선수 인프라 외 경기장 인프라가 문제가 된 시즌이기도 했다. 승격 첫 해 상위스플릿에 진출한 강원이다. 강원은 이번 시즌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을 홈으로 썼다. 스키점프대를 경기장으로 쓴다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축구와 동계 종목이 힘을 합쳐 홍보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됐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문제가 됐다. 강원도 날씨 특성상 잔디가 얼었고 눈이 덮여 있었다. 직원들을 모두 동원해 잔디의 얼음을 깼지만 당연히 잔디는 죽어있었고 곳곳에 흙이 드러났다. 당연히 악취가 발생했고 경기장 규격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선수들이 '경기장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경기장 라인을 직원들이 직접 그렸기 때문이다.

경기장 접근성이 떨어지고 화장실 등 부대 시설도 열약해 팬들의 불만도 높았다. 티켓 가격을 높인 것에 비해 시설이 따라오질 못했다. 경기장 곳곳에서 홈 팬, 원정 팬 할 것 없이 아쉬움을 표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스플릿 돌입 후 홈을 춘천으로 옮기면서 접근성과 환경 문제는 해결됐지만 평창 홈경기 결정은 결과적으로 많은 문제를 낳으며 무리수가 됐다. 실험적인 도전정신은 좋았지만 결정에 따라 취한 행동은 부족한 것이 많았다.

글=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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