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우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엘라스 베로나가 이번 시즌 들어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다. 아쉬운 건 이승우(19)가 그라운드에 있지 않았을 때 일이란 점이다. 

베로나는 21일 오전 4시 45분(한국 시간) 이탈리아 스타디오 벤타고디에서 열린 2017-18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13라운드 볼로냐FC와 경기에서 2-3으로 졌다. 후반 수비가 급격히 무너진 게 컸다. 이승우는 후반 33분 투입돼 교체시간까지 16분을 뛰었다. 

▲ 베로나 V 볼로냐 ⓒ김종래 디자이너

베로나는 리그 첫 승을 거둔 8라운드 베네벤토와 경기부터 4-3-3을 버리고 4-4-2를 택했다. 4-3-3 포메이션 당시 수비가 단단하지 않았고, 연쇄적으로 공격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4-4-2로 전환한 베네벤토전에서 수비가 개선됐고, 리그 첫 승을 거뒀다. 

이후 파비오 페키아 베로나 감독은 줄곧 4-4-2를 플랜A로 삼았다. 4-4-2로 나서면서 최전방 투톱에 잠파올로 파치니와 모이세 켄 그리고 알레시오 체르치를 번갈아 기용했다. 측면엔 호물루와 다니엘레 베르데가 선발로 투입되는 경기가 많았다. 

페키아 감독은 최근 4연패의 볼로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최전방에 파치니와 체르치를 두고 좌우 측면에 베르데와 호물루를 투입했다. 이승우는 교체 멤버로 시작했다. 

파치니는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선수고, 체르치는 기술이 있다. 베르데는 왼발 킥이 좋아 왼쪽 측면에 기용된다. 호물루는 투쟁심이 있는 선수다. 측면 수비와 미드필더를 겸할 수 있다. 파치니는 몸이 좋지 않아 경기 내내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체르치는 특유의 왼발 킥을 바탕으로 한 기술이 돋보였다. 귀중한 선제골을 기록했다.

그간 볼을 끌고, 팀의 템포를 죽이던 베르데도 이날 경기에서 만큼은 간결했다. 볼을 잡으면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가 앞에서 버티고 있어도 왼발로 크로스를 곧장 올렸다. 마르틴 카세레스의 팀 두 번째 득점을 사실상 도왔다. 베르데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카세레스가 헤더로 연결한 것은 안토니오 미란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리바운드 슛은 막을 수 없었다. 

호물루는 평소보다 공격을 자제했다. 수비에 신경을 쓰고, 중원에 적절하게 가담했다. 전반 베로나가 볼로냐보다 더 단단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다. 

페키아 감독은 후반에도 볼로냐와 팽팽한 경기를 했다. 추가 득점 기회도 있었지만, 체르치와 파치니가 체력이 떨어지면서 마무리가 세밀하지 못했다. 후반 17분엔 체르치의 프리킥이 막혔고, 후반 27분엔 호물루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있었는데 체르치의 발이 볼이 닿지 않았다. 

베로나는 두 차례 득점 기회를 날렸고, 체력은 떨어졌다. 페키아 감독은 후반 22분 다치 뷔헬을 대신해 마르코 포사티를 투입했을 뿐, 체르치와 베르데를 포함한 공격수에 변활르 주지 않았다. 4-4-2의 구조상 공격수도 전방부터 그물망을 쳤어야 했지만, 페키아 감독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득점에 실패하고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베로나 수비가 흔들렸다. 후반 28분 오르지 오쿠온쿠에게, 3분 뒤 고드프레드 돈사에게 실점했다. 두 번의 실점 모두 시모네 베르디를 막지 못해서 발생했다. 오쿠온쿠에 향한 크로스, 돈사에게 준 패스가 수비의 방해를 받지 않고 통과한 게 실점의 빌미가 됐다. 

페키아 감독은 후반 33분 체르치를 이승우를 투입했는데, 볼로냐가 내려서면서 후방에 공간이 없었다. 이승우는 하프라인까지 내려왔고 볼을 받고 공격을 전개하기에 시간은 부족했고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이승우는 이번 시즌 다섯 번 출전했는데, 모두 후반 70분을 넘겨 투입됐고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승우가 홀로 무엇을 하기엔 상대가 이미 내려선 상황에다 동료 선수들은 지쳐 지원을 받지 못한다.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해 감독에게 어필하기 어려운 구조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승우는 볼로냐전에서 페키아 감독의 두 번째 선택을 받았다. 매번 세 번째 교체카드로 투입됐던 이승우는 볼로냐 전에서 공격수 1순위로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페키아 감독은 볼로냐에 역전 골을 내주자 곧바로 이승우를 투입을 지시했다. 페키아 감독의 교체 타이밍이 아쉽지만,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부름 받은 건 긍정적인 신호다.  

[영상][세리에A] '16분 출전' 이승우 볼로냐전 주요장면 ⓒ스포티비뉴스 장아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