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뚝심이냐, 고집이냐. 결국엔 종이 한 장 차이다. 이번에도 '마이웨이'를 외친 신태용호. 2017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성패에 그동안 취향 한 번 확고했던 대표팀 선발에 대한 평가도 좌우된다. 결과론, 어쩔 수 없다.

신태용 남자대표팀 감독은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7 EAFF 동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을 공개했다.

내달 9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에 포함된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유럽파 손흥민(토트넘), 권창훈(디종), 기성용(스완지), 황희찬(잘츠부르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이 빠졌다. 그리고 빈 자리에 '테스트 선수'로 파격적인 발탁이 이뤄졌다. 윤영선(상주상무), 김성준(성남), 진성욱(제주) 등이 그들이다. 

◆ 옥석 고르기…윤곽 드러난 신태용호 월드컵 명단

일단 크게 볼 필요가 있다.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2경기를 남기고 출범한 신태용호 1기부터 이번 동아시안컵에 나설 신태용호 4기까지 두루 살펴 볼 때, 월드컵 본선에 나설 선수 면면은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골키퍼 포지션은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가 낙점받았다. 김승규과 김진현은 신태용호 1기부터 4기까지 내내 이름을 올렸고, 조현우는 '전원 해외파'로 구성됐던 2기에서만 제외됐다. 안정감이 그 어느 포지션보다 중요한 골키퍼. 더이상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대표팀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연합뉴스

수비 라인도 큰 틀은 잡혔다. 김진수, 최철순(이상 전북 현대), 김민우(수원 삼성), 장현수(FC도쿄), 권경원(톈진 취안젠) 등이 꾸준히 명단에 들면서 월드컵을 기약하고 있다. 여기에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통해 고요한(서울) 역시 신태용 감독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받았다. 신태용호 4기에서 희비가 엇갈리긴 했지만 김민재(전북현대)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승선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신태용 감독이 "김민재는 대표팀 분위기를 익히게 하기 위해 발탁했다. 김영권은 심리적으로 힘들지 않나 생각했다. 안정을 주기 위해서 대기 명단으로 뺀 것"이라고 설명한만큼 사실상 둘은 월드컵 명단 승선에 가깝다.

미드필드에서는 손흥민, 기성용, 권창훈, 구자철, 이재성, 이근호(강원) 발탁이 확실시 된다. 여기에 2기를 제외한 대표 명단에 내내 이름을 올린 염기훈(수원 삼성)도 있다.

공격수 중엔 황희찬이 월드컵과 가깝다. 3기에는 부상으로, 4기에는 소속팀 일정으로 차출되지 않았으나 분명한 대표팀 공격 옵션 가운데 하나다.

▲ 김성준 ⓒ한국프로축구연맹

◆ '활동량 우선' 신태용의 확고한 취향…물음표, 느낌표로 바꿀까

큰 변수가 없을 때 월드컵 명단에 오를 이들이 벌써 20명 남짓이다. 월드컵 본선에 등록할 수 있는 엔트리는 최대 23명. 몇 안되는 자리에 마지막 경쟁 불이 붙었다.

하나하나 뜯어볼 땐 뼛조각 제거 수술을 앞둔 윤영선, 부상으로 8월 이후 출장 기록이 없는 김성준, 아예 대표팀에 처음 이름을 올리는 진성욱, 소속팀 공격 옵션에서 처진 김신욱(전북현대)까지 승선하는 이들이 '파격'으로 보이지만, 신태용 감독의 '확고한 취향'에서 엇나가는 선수는 찾아 보기 힘들다.

신 감독은 많이 뛰는 축구를 추구한다. 왕성한 활동량이 우선 갖춰야 할 덕목이다. 여기에 굳은 일을 하면서 '원 팀' 정신 보여줄 수 있는 선수를 선호한다. 이는 전포지션에 해당되는 말이다. 공격수 쪽엔 전방에서 많이 뛰면서 공간 창출해주고 몸으로도 싸워줄 수 아는 선수들에게 점수를 늘 더 줘 왔다. 여기에 촉박한 시간, '아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감독의 권한이다.

이번 E-1 챔피언십에선 수비쪽에서 정승현(사간도스)과 윤영선(상주상무)을 시험하려 하려 한다. 측면은 해결됐고 오히려 중앙 수비가 고민인 신태용호가 충분히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카드다. 미드필드에서는 다소 우위를 점한 정우영(충칭 리판)을 중심으로 주세종, 이명주, 윤일록(이상 FC서울), 이창민(제주), 김성준까지 두루 실험대에 올릴 전망이다. 이들 모두 1,2선에서 많이 뛰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진성욱, 이정협, 김신욱은 손흥민 없을 때 '플랜B' 가능성을 점친다. '한 발 더'를 외치는 신 감독의 축구, 그리고 '마이웨이'로 밀어붙인 명단. 이 명단에 달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는 건 내달 막이 오를 동아시안컵경기력 뿐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동아시안컵 명단]

GK =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

DF = 장현수(FC도쿄), 권경원(톈진 취안젠), 정승현(사간 도스), 윤영선(상주상무), 김진수, 김민재, 최철순(이상 전북), 고요한(서울), 김민우(수원)

MF = 정우영(충칭 리판), 이창민(제주), 이명주, 주세종, 윤일록(이상 서울), 이재성(전북), 염기훈(수원), 김성준(성남), 이근호(강원)

FW = 진성욱(제주), 이정협(부산), 김신욱(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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