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 ⓒ KOVO 제공

[스포티비뉴스=수원, 조영준 기자] IBK기업은행은 막내 구단으로 시작했지만 짧은 시간에 강팀이 됐다. 2011년 8월 팀 창단 때 IBK기업은행은 신인 최대어인 김희진(26, IBK기업은행)과 박정아(24, 한국도로공사)를 품에 안았다.

이후 이들은 외국인 선수와 삼각편대를 형성하며 상대 팀을 위협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풀린 박정아가 팀을 떠났다. '삼각편대 시절'은 막을 내렸고 새로운 밑그림을 그려야 할 시간이 왔다. 특히 미들 블로커 한 자리와 리베로는 아킬레스건이 됐다.

IBK기업은행은 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시즌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현대건설을 이겼다. IBK기업은행은 7승 5패 승점 20점으로 2위 현대건설(7승 4패 승점 21점)을 바짝 추격했다. 4세트에서 이겼다면 승점 3점으로 현대건설을 제치고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승부는 마지막 5세트로 이어졌고 IBK기업은행은 최종 승자가 됐지만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 경기의 수훈갑은 단연 메디슨 리쉘(24, 미국, 이하 메디)이었다. 메디는 이 경기에서 57점을 기록했고 공격성공률은 47.27%였다. 공격점유율은 57%나 됐다. 그동안 IBK기업은행 경기에서는 좀처럼 나오지 않은 장면이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4세트에서 경기를 끝냈어야 했다. 마지막에 세터와 메디의 호흡이 맞지 않아 범실이 나왔다"며 "승점 3점을 따지 못한 점은 아쉽다. 어쨌든 경기에서 이겼으니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 ⓒ곽혜미 기자

메디에게 볼이 집중적으로 올라간 점에 대해서는 "이러면 안 된다. 메디가 50%가 넘는 점유율을 하면서 경기가 어려워졌다. 이겼지만 이 점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세터 염혜선(26)과 이고은(22)이 번갈아 기용되며 팀을 이끌고 있다. 베테랑 세터 김사니(36)가 은퇴한 빈자리는 두 명의 세터가 대신한다. 무엇보다 이 감독의 고민은 김수지(30)가 코트 밖으로 나갈 때 중앙을 책임질 미들블로커 한 자리와 리베로다.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이 감독은 미들 블로커로 변지수(20)를 투입했다.

변지수는 이 경기에서 블로킹 득점 2점을 포함한 3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은 25%였다. 리베로도 IBK기업은행의 취약 포지션이다. 이 감독은 "세터에 대한 문제는 변명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센터(이들 블로커) 한 자리와 리베로는 우리 팀의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박정아가 빠진 빈자리는 고예림(23)이 나름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김희진이 라이트로 이동한 뒤 남은 미들 블로커 한 자리는 IBK기업은행의 고민이 됐다. 또한 리베로의 취약점은 메디의 의존도를 높였다. 메디는 득점 343점을 기록하며 알레나(27, KGC인삼공사, 342점)를 제치고 득점 선두에 올랐다. 메디는 공격성공률 43.06%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퀵오픈에서 성공률 54.37%로 1위에 올른 것은 물론 리시브 8위, 디그 6위, 수비 7위를 달리고 있다. 기록적인 면을 볼 때 메디는 IBK기업은행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올 시즌을 앞두고 IBK기업은행은 선수들이 많이 교체됐다. 몇몇 취약해진 포지션을 메디의 활약으로 보완했다.

▲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메디 ⓒ KOVO 제공

이 감독은 "메디는 도로공사와 경기부터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며 "메디에게 집중됐던 분배가 과했던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조금 더 분배를 조절해 순위에서 치고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메디는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경기를 마친 그는 "피곤하다"며 "한국에서 해야 할 일이 있기에 힘든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해야하는 일이다. 이번 경기에서는 다른 선수들도 많이 도와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로를 푸는 방법에 대해서는 "고기를 많이 먹고 경기 후에 항상 복근 치료를 한다. 밤에는 다리를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김희진과 김수지 그리고 고예림 등이 버티고 있다. 이들을 최대한 살리고 취약 포지션을 보완하는 점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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