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언 긱스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라이언 긱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 코치의 행선지가 보인다. 웨일스 대표팀이다.

영국 'BBC"는 15일(한국 시간) "긱스가 웨일스 감독으로 부임한다. 곧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웨일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후 크리스 콜먼 감독과 결별했다. 콜먼 감독은 선덜랜드 감독으로 부임했다.

11월 이후 3달째 감독 자리가 공석이다. 긱스를 비롯해 크레이그 벨라미, 콜먼 감독을 보좌한 오시언 로버츠 코치가 물망에 오른 가운데 최후의 승자는 긱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긱스는 두 말할 필요 없는 웨일스 축구의 전설이다. 웨일스 유니폼을 입고 64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소속팀 맨유와 달리 웨일스는 긱스가 뛸 당시 강팀이 아니었다. 유럽 축구의 변방이었기 때문에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긱스가 출전한 국제 대회 중 그나마 가장 유명한 대회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이다. 하지만 당시 웨일스가 아닌 영국 단일팀으로 출전했다.

선수 시절은 대표팀에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영광에 도전한다.

문제는 긱스는 대표팀 감독은 물론이고 클럽팀 감독 경험도 없다. 2013-14시즌 맨유에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중도 경질된 후 단기간 선수 겸 감독 대행으로 뛸 당시를 제외하면 감독 경험이 전무하다.

웨일스는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2016 유로 4강에 진출하는 등 최근 몇년 사이에 유럽 축구 변방에서 중심으로 접근했다. 몸집이 커지고 그에 따라 원하는 성적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 팀에 감독 경험이 전무한 긱스가 부임한다. 어찌보면 도박이라고 볼 수도 있는 수를 던졌다. 감독으로서 성장이 필요한 지도자를 곧바로 중요한 자리에 앉혔다. 젊은 지도자를 무리해서 감독직을 맡겼다가 낭패를 본 경우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한국 팬들은 가까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금 못한다 하더라도 감독직이 위험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웨일스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에 당분간 큰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경질설에 휘둘릴 일은 없다. 감독이 처음인 긱스로서는 부담을 덜고 팀을 이끌 수 있다.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축구는 물론이고 스포츠계를 통틀어 정설처럼 여겨지는 말이 있다. 감독 경험이 전무한 긱스가 이 정설을 보기 좋게 깨고 선수 시절에 이어 감독으로서도 웨일스의 전설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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