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이종현 기자, 영상 정원일] 폴 포그바(2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까다로운 선수다. 스카이스포츠의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제이미 캐러거는 부진한 포그바를 지켜보고 "포그바를 위해 전술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그바의 롤을 조정하면 다른 선수에게도 연쇄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선수의 몸값이 1300억 원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금까지 보면 그의 말이 맞다.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은 그간 포그바를 네마냐 마티치와 나란히 세웠다. 포그바를 포백 앞 허리에 세우다 보니, 포그바의 장점인 공격이 살지 않았다. 수비를 의식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해졌기 때문. 

포그바는 유벤투스 시절부터 미드필더지만, 수비 부담이 덜했고 왼쪽 풀백과 협업할 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맨유는 유벤투스와 선수 구성과 전술 구조가 다르다. 유벤투스와 동일한 조건에서 뛸 수 없다.

스토크전은 포그바가 기존의 4-2-3-1 포메이션이 아닌 4-3-3 포메이션에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뛰었다. 자연스럽게 전방을 향하는 빈도가 높았다. 스토크가 상대적 약팀이고, 맨유의 선제골이 이른 시점에 터지면서 수비에 대한 부담이 적었던 것도 영향이 있었다. 

포그바는 조금 더 자유롭게 뛰었다. 그의 장기는 전반 9분 만에 나왔다. 공격 지역을 활발하게 누린 포그바는 아크 정면까지 긴 다리를 이용해 성큼 돌진했고, 오버래핑 나선 안토니오 발렌시아에게 내줬다. 발렌시아의 슛이 워낙 좋았지만 포그바가 볼을 잘 지키고 오른쪽으로 잘 뿌렸다.

포그바는 전반 38분에도 로멜루 루카쿠의 패스를 아크 오른쪽에서 받았다. 스토크 수비가 내려앉은 상황이었고, 수비의 시선이 모두 포그바에게 쏠렸다. 포그바는 볼을 받는 과정에서 이미 왼쪽을 흘긋 보며 달려온 앙토니 마시알을 확인했다. 포그바는 마시알이 슈팅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에서 볼을 내줬다. 

포그바의 감각적인 침투 패스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나왔다. 포그바의 단점은 볼을 오래 달고 뛴다는 점. 하지만 경기가 잘 풀리는 날은 '간결해진' 포그바를 만날 수 있다. 포그바는 볼을 잡으면 최적의 선수에게 거리와 각도를 재고 침투 패스를 공급한다. 그 위치가 후방과 중원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는다. 포그바의 플레이는 3선에 가둘 때보다 역동적이었다. 

포그바 역시 자신이 자유롭게 뛰게 되면서 더 나은 활약으로 이어졌다고 인정했다. 포그바는 경기 후 영국 유력매체 '스카이스포츠'와 경기에서 "솔직히 말하면 경기를 잘했다. 나는 자유롭게 움직이고 앞으로 나가면서 공격에 더 가담할 수 있었다"며 자유로운 위치가 더 나은 활약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경기력은 긍정적이었고, 나는 내 능력을 더 사용할 수 있었다. 나는 슛과 도움을 만들 수 있다. 이 롤이 더 적합하다"며 공격에 더 가담하면서 뛰는 롤이 더 자신의 경기력에 더 긍정적이라고 했다. 포그바는 스토크전 2도움으로 4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고, 케빈 더 브라위너, 르로이 자네와 함께 공동 선두(9개)에 올랐다. 

무리뉴 감독은 포그바의 피지컬과 볼키핑력, 패스 능력을 장점으로 삼아 후방에 배치했다. 포그바는 후방에 머물면서 자신의 장기가 줄었으나, 조금 더 전진한 위치에선 자유롭게 공격에 가담하고 장점인 킥 능력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포그바는 자신의 장기를 잘 살릴 최적의 위치를 찾아 가고  있다. 

▲ 폴 포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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