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감독(가운데)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분다지만, 한파가 밀어닥친 한국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2018시즌을 맞이하는 스포티비뉴스는 성실한 발걸음으로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K리그' 12개 구단의 국내외 프리시즌 훈련을 현장에서 취재해 밀도있는 기사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유현태 기자] 일본 오키나와는 본래 K리그 팀들에게 인기 있는 전지훈련지가 아니다. 대체로 일본은 프로야구 구단들에게 인기가 많다. 야구 팀들이 오키나와를 선호하는 이유는 날씨가 따뜻하고 일본 프로야구 팀과 연습 경기를 진행하기 좋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북 현대의 훈련장인 아카마 경기장 근처에는 삼성 라이온즈의 감독들이 기념으로 심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축구보단 야구가 더 익숙한 곳이란 뜻이다.

올해도 K리그 팀들 대다수는 유럽이나 동남아시아를 선택했다. FC서울은 스페인, 울산 현대는 포르투갈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포항 스틸러스, 경남FC, 제주 유나이티드, 강원FC,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까지 모두 6개 구단이 태국에서 담금질에 들어갔다. 상주 상무가 괌에서, 대구FC는 중국 쿤밍에서, 그리고 시즌을 가장 먼저 시작하는 수원 삼성이 제주도에서 몸 만들기에 돌입한 상태다. 일본 오키나와를 선택한 팀은 없다.

▲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에도 아카마경기장에서 겨울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선동렬 전 감독의 기념 식수.

의외로 전북 선수들이 오키나와에서 느끼는 만족도는 높다. 전북은 현실적인 이유로 오키나와를 선택했다. 여름에 열리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문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 리그 첫 경기가 예년보다 이른 2월 13일에 열린다. 전북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우선 적응에 유리하다. 오키나와는 날씨가 따뜻하다. 해가 지더라도 반소매 차림이라면 조금 춥지만, 긴소매라면 충분히 밖에 돌아다닐 정도다. 날이 추우면 몸이 굳어 부상 위험도도 높아지고 훈련 효과도 떨어진다. 전북 관계자는 "며칠 바람이 강하게 분 것 빼곤 날씨도 따뜻하고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잔디에 모래가 깔리긴 했지만 푹신하다"면서 경기장 상태도 좋다고 덧붙였다. 피치가 푹신하면 선수들의 관절에 걸리는 부담이 덜하다.

더구나 전북은 당장 2월부터 경기를 치러야 한다. 더운 동남아의 날씨보단 봄, 가을 날씨인 오키나와 정도가 나쁘지 않다. 시차와 이동 거리도 부담이 없다. 오키나와까진 인천국제공항 기준으로 2시간 정도가 걸린다. 일본은 한국과 같은 표준시를 쓰고 있어 시차도 없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연습 경기 상대다. 많은 J리그 팀들도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온다. 전북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J리그 팀들이 20개 정도 팀이 오키나와에 왔다. 오키나와로 함께 온 팀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는 후문. ACL에서 만날 J리그 팀과 연습경기는 전북에도 좋은 '예방주사'이고, J리그 팀들도 전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음식도 장점이다. 일본은 한국과 비슷한 식재료를 사용한 음식이 많다. 잘 먹어야 잘 뛸 수 있는 법. 정혁과 신형민은 "음식이 잘 맞아서 두바이보다 훨씬 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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