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충균 코치(가운데)와 최강희 감독의 기분 좋은 웃음. ⓒ전북 현대
2018시즌을 맞이하는 스포티비뉴스는 성실한 발걸음으로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K리그' 12개 구단의 국내외 프리시즌 훈련을 현장에서 취재해 밀도있는 기사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유현태 기자] 축구 경기를 보면 주로 주목받는 이들은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 그리고 그들을 지휘하는 감독들이다. 그들과 묵묵히 함께하는 '코치'들을 향한 관심은 많지 않다. 전북 현대 박충균 코치가 생각하는 '코치의 몫'이란 무엇일까.

전북은 올 초부터 일본 오키나와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고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축구 대표 팀 합류로 7명이 터키로 떠났지만, 시즌은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개막해 선수들은 몸 만들기와 실전 감각 찾기에 한창이다.

'녹색전사' 전북의 선수들은 25일 오전에도 여느 때처럼 구슬땀을 쏟았다. 공이 아니라 덤벨과 바벨이 가득한 체력 단련실에 모두 모여 근력 운동을 했다. 그리고 한쪽에서 선수들을 묵묵히 지켜보면서도, 훈련을 독려하는 박충균 코치에게 '코치로 사는 법'을 질문했다.

▲ 박충균 코치(왼쪽)이 로페즈의 훈련을 격려(?)하고 있다.

"코치는 감독님들이 흘리고 간 돌을 줍는 존재죠."

경기 내부에 대해, 또는 전술적으로 감독과 의논하고 조언하는 동반자, 동시에 베테랑 감독부터 갓 20살이 된 선수들을 아우르는 가교, 감독도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알리는 존재. 그것이 박 코치가 설명한 '코치의 임무'였다.

'전북의 박충균 코치.'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 것들은 주로 '항의' 장면이다. 2016년 7월 K리그 FC서울전에서 거세게 항의하다가 퇴장 명령을 받았다. 그해 ACL 결승 알 아인과 결승전에서도 다리치 감독과 언쟁은 물론 몸싸움까지 벌어질 뻔하면서 동시에 퇴장당했다. 그해 전북은 ACL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승점 삭감 징계를 받고도 K리그에서 2위를 차지했다. 박 코치의 열정이 허투루 사라지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뜻.

실제로 이야기를 나눠본 박 코치는 부드러운 지도자였다. 그는 "선수 출신이고 지는 걸 싫어한다. 다혈질적인 면도 있다"면서 상황에 흥분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팀에 불리한 판정을 내렸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코치는 "내가 항의하지 않았다면 감독님이 8,90% 정도 퇴장당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스스로 화가 난 것도 있으나, 팀을 위한다는 동기도 분명했다. 감독 대신 화를 내서 싸우면서 팀을 지키는 것, 그것 역시 코치의 임무일 터다.

박 코치에게 '감독님'의 존재란 어떤 것일까. 그는 "어렵지만 여리신 분"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박 코치도 이제 '명장 최강희'의 이름에, 전북이란 팀에 적응을 어느 정도 마쳤다곤 하지만, 코치와 감독 사이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는 "감독님과 벌써 7년째다. 사실 사제 관계로 시작한 사이라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필요할 땐 편하게 말하려고 노력한다"며 이젠 점점 편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강희 감독의 곁에서 팀을 지킨 지 벌써 7년째. 박 코치는 2011년 12월 A 대표 팀의 지휘봉을 잡는 최 감독을 보좌하면서 '한 지붕 생활'을 시작했다. A 대표 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뒤에는 전북으로 합류했다. K리그 최고의 감독 그리고 최고의 팀을 든든히 지키면서 3번의 K리그 우승, 1번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엔 '3,6,4'를 노린다. 3번째 ACL 우승, 6번째 K리그 우승, 4번째 FA컵 우승. 이번 시즌엔 박 코치가 어떤 '돌'들을 주워담으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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