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로코 챔피언 IR 탕헤르와 연습 경기를 가진 울산 ⓒ한준 기자

2018시즌을 맞이하는 스포티비뉴스는 성실한 발걸음으로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K리그 12개 구단의 국내외 프리시즌 훈련을 현장에서 취재해 밀도있는 기사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알가르브(포르투갈), 한준 기자] 서울과 기온 차이가 무려 32도. 한낮 최저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진 서울에서 24시간 가량을 이동해 도착한 포르투갈 남부 알가르브. 울산현대가 1차 전지훈련 막바지 일정을 보내고 있는 이곳의 한낮 최고 기온은 무려 15도. 훈풍이 부는 알가르브. 2018시즌을 준비하는 울산현대 선수단의 표정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만큼 밝았다.

페니나 리조트 훈련장에서 취재진을 맞이한 울산 팀 매니저 장민기씨는 “한국으로 치면 10월 말 정도 날씨라 따듯하다. 오늘 바람이 불어서 근래 들어 가장 추운 편”이라고 했다. 가장 추웠다는 이날도 취재진이 여장을 푼 숙소 인의 해변가를 산책하는 관광객 가족이 반팔에 반바지차림으로 거닐고 있었다.

현지 시간 27일 오후. 울산은 모로코리그 우승팀 IF탕헤르와 전훈 들어 여섯 번째 연습 경기를 했다. 이날은 전날 자르뷔르켄과 경기에 선발 출전해 30여분 가량을 뛴 주전급 선수들 대신 오세훈, 이상헌, 장성재, 최규백, 김수안, 문정인 등 어린 선수들이 정동호, 조영철 등 몇몇 고참급 선수들과 섞여 선발로 나섰다. 

◆ 4일 연속 연습경기…실전형 운동으로 전술+체력 만드는 울산

울산은 29일 마지막 훈련을 하고 30일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28일에 헝가리 챔피언 페렌츠바로스와 경기에 정예 멤버를 내세워 실전형 평가전을 치를 계획. 도요다, 오르샤, 김인성, 박주호, 강민수, 김창수 등은 오전 팀 훈련을 실시하고 지켜봤다. 

울산은 1월 10일 포르투갈에 도착했고, 일주일 간 체력 운동으로 몸을 만든 뒤 연이은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형 훈련으로 전술을 다듬고 있다. 오전 전술 훈련, 오후 연습 경기, 저녁시간 자율 체력 운동 등 일정으로 몸 만들기, 경기력 만들기 중이다.

전훈 초반 4경기에서 오스트리아 1부리그 소속 마테르스부르크와 2-2 무승부(1월 16일), 포르투갈 3부리그 소속 올레넨세스에 5-0 대승(1월 18일)을 거뒀다. 1월 21일에는 포르투갈 1부리그 소속 포르티모넨스와 2-2로 비겼고, 1월 22일에는 중국슈퍼리그 베이징궈안에 4-1로 이겼다.

▲ 영상 15도, 온후한 날씨 속에 훈련 중인 울산 ⓒ한준 기자


매경기 멋진 골이 터졌다. 김인성, 도요다, 오세훈, 김성주 등 베테랑 공격수와 젊은 공격수가 번갈아 득점포를 가동했다. 하지만 전훈 일정 막바지, 26일 자르브뤼켄전, 27일 IR탕헤르전은 연이어 0-1로 졌다. 패배했지만 경기를 응원하며 지켜본 선수들은 “수고했다. 잘했다”고 소리쳤고, 김도훈 감독 역시 0-0으로 전반전을 마친 뒤 잘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선수들에게 독려했고, 경기 막판 실점으로 0-1로 졌지만 “웃는 얼굴로 선수들을 맞았다.

선수들을 향한 지침과 쓴 소리는 연습 경기를 진행하는 와중에 쏟아졌다. 팀이 추구하는 경기 형태와 방향에 맞춰 선수들의 움직임과 위치 선정, 대열 유지를 세밀하게 지시했다. 김도훈 감독은 “결과 보다는 변화된 전술에 대해 선수들이 잘 인지하는 것 같다. 빌드업이 잘 다져졌다”고 평가했다.

◆ 4-4-2 실험, 경기 체력 올리기…전훈 무득점 2연패 발생한 이유

울산은 자르브뤼켄전과 IR탕헤르전에 4-4-2 포메이션을 실험했다. 훈련 중 다듬던 4-4-2 대형을 최근 두 경기에 내세워 빌드업 패턴과 마무리 과정의 플레이에 변화를 줬다. 전훈 막바지 일정이라 선수들이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들기 위해 출전 시간 배분도 길어졌다. 

울산 관계자는 “울산이 지난 시즌 막판까지 경기 일정이 이어졌고, 베트남과 친선 경기 등으로 휴가가 짧아진 선수들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 전훈 초반에는 전체 선수들이 고르게 연습 경기를 뛰면서 체력을 조율했다”고 했다. 김 감독도 “90분 체력은 처음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프타임에 선수들이 헐떡이자 “90분 뛰어야지!”라며 웃으며 등을 두드렸다.

개별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는 최근 연습 경기에선 선수들의 경기체력을 끌어올리는 과정 속에 공격 과정 마무리 밀도가 떨어졌다. 밖에서 IR탕헤르전을 지켜본 박주호도 “좋은 장면 많았는데, 과정은 참 좋았다. 선수들이 아쉽겠다. 체력이 있었으면 끝까지 끌고 갔을텐데…”라며 막판 실점으로 진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 무득점 2연패에도 잘된 점을 강조한 김도훈 감독 ⓒ한준 기자


지난 2017시즌 울산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은 AFC챔피언스리그 일정이 갑자기 생기면서 전지훈련 스케줄이 틀어졌고, 선수단 구성 문제 등도 엉켜 정신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본인도 새로 팀을 맡고, 큰 팀을 처음 맡으면서 부담도 시행착오도 있었다. 올 시즌에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 라이트백 김창수는 “감독님이 이야기도 잘 들어주시고 편안하게 해주신다”며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박주호도 “감독님께서 결과는 어차피 시즌 마지막에 가서 가져오는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우리가 할 것을 잘하고, 내용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결과에 대해선 기다리면 되는 것이라는 자세다. 

주장 강민수도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상당히 강조되는 축구를 하고 있다. 그래야 울산이라는 팀의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라며 공을 소유하고 빌드업을 통해 경기를 지배하기 위한 틀을 갖추는 게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코칭 스태프는 연습 경기 중이나 하프타임에 선수들을 모아두고 실수를 두려워하기 보다 차근차근 만들어서 경기하는 것에 신경을 쓰라고 주문했다. 

연습 경기라도 결과를 무시할 수 없지만, 새로운 전술을 시도하고, 경기 체력을 만든다는 미션에 경기 결과까지 챙기는 일은 만만치 않다. 기록지로만 울산의 전훈 소식을 받아보는 입장에선 연습 경기 무득점 2연패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가질 수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실제로 상대팀 IR탕헤르의 감독과 선수들이 신경질을 부리고 거친 모습을 보이며 경기가 안 풀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직 완전체가 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지만 1차 포르투갈 전훈 일정을 매듭짓고 있는 시점에 울산 선수들은 “70~80% 정도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강민수도 “지난 시즌에는 ACL 일정이 갑자기 바뀌었고, 올 시즌은 월드컵 개최로 시즌을 일찍 시작하지만 미리 인지하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올해는 처음부터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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