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부 감독 ⓒ스포티비뉴스

2018시즌을 맞이하는 스포티비뉴스는 성실한 발걸음으로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K리그 12개 구단의 국내외 프리시즌 훈련을 현장에서 취재해 밀도있는 기사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방콕(태국), 조형애 기자] "욕심은 많지만 조심스럽게 다가갈 뿐입니다."

사고 한 번 더 쳐보겠다는 다부진 선수들 뒤로 김종부(53) 감독은 신중론을 펼쳤다. '생각이 앞서가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게 김 감독 생각. 도전하는 자세, 낮은 자세로 K리그1(클래식)을 준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방콕서 만난 경남FC는 이미 K리그2(챌린지) 우승의 기쁨을 잊은 듯 보였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맹훈련 속, '경남 매직'은 과거가 돼 있었다. 지난 시즌 경남 축구는 돌풍을 일으켰다. 18경기 무패행진을 달렸고, 결국 2경기를 남기고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리그 유일하게 70점대 승점(79점), 유일한 60골 이상(69득점). 가장 적은 무승부(7무)와 패(5패). 1위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제아무리 K리그1 무대는 다르다지만 선수단은 어느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새로 합류한 김신은 "잔류가 목표가 아니다"면서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베스트11에 들었던 박지수 역시 "현실적으로 잔류하길 바란다"고 했다가 곧바로 "6강"을 서슴지 않고 말했다.

김종부 감독 반응은 "선수들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차분한 돌풍을 준비하고 있었다.

◆ 김종부호 방콕 전지훈련…체력은 기본, 비밀 병기는 '5M 스피드'

역시 기본은 체력이다. 김종부호는 방콕에서 3주째 체력을 끌어 올리고있다. 오전 훈련, 오후 훈련 '두 탕'이 기본. 권용현 말을 빌리자면 그 강도는 '유격 훈련'에 버금간다.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건 일명 '5m 스피드'다. 경남은 5m 내 가까운 지역 상대와 몸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순간 스피드를 장착하려 하고 있다.

한 장면으로 묘사하자면 이렇다. 훈련을 지휘하는 호성원 피지컬 코치 목소리가 훈련장을 가득 채우고, 선수들의 곡소리는 이따금 울려 퍼진다. 이를 매의 눈으로 지켜보는 이가 김종부 감독이다. 그는 '5m 스피드' 훈련에 만족. 경기서 나타날 효과를 기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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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동안 5m 몸싸움 이길 수 있는 체력 훈련 집중적으로 했습니다. 따뜻한 곳에서 효과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체력도 검토 많이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지구력이나 심폐 능력은 갖추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큰 근력보다는 작은 근력, 순간 민첩성에 중점을 두고 훈련 하고 있는 겁니다. 그동안 안쓰던 근육을 쓰다보니까 다른 운동보다 힘들게 느끼는 게 있을 겁니다. 힘들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고 경기에서 좋은 결과 나오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선수단 합격점…경남의 '시야 축구'는 계속 된다

김종부 감독이 가장 많이 되뇌이는 단어는 '시야'. 리그2 무대에서 성공한 한 수, 두 수를 미리 앞서 보는 '시야 축구'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꿈꾸고 있다.

"시야가 없으며 아무리 좋은 선수가 있어도 안됩니다. 보는 게 우선이 돼야 합니다. 기본적인 부분 같지만 다른 팀들보다 적극적이고 강하게 요구하고는 편입니다. 그동안 경남이 최다 득점을 해올 수 있었던 게 기술 훈련도 있지만 선수들 시야를 선수들 넓혀주고 개선시켜준 게 컸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팀 근접하려면 시야를 또 신경 써야죠."

내색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도 "기대 이상"이라고 칭찬했다.

시즌을 앞두고 경남은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다. 여기에 2011 U-20 월드컵 브라질 우승 멤버 네게바를 비롯해 '일본 루니' 쿠니모토, '진공청소기' 하성민 등을 영입했다. 신인 김준범까지 든든하다. 연습 경기를 통해 선수들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는 김종부 감독. 3번 째 연습 경기를 1-1 무승부로 마치고 차갑게 돌아섰지만 실은 "상당히 가능성을 봤다"고 귀띔했다.

◆ 결과로 말하겠다…'설레발' 없는 경남의 목표

자신은 있지만 자만은 없다. 김종부 감독은 이른 목표를 묻는 질문에 연신 조심스러워 했다. 자신만은 설레발 금물. "처음부터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실망이 온다"고 말을 아꼈다.

"도시민 구단들은 리그1에서 전체적으로 고전을 많이 합니다. 그런 경향 봤을때, 잔류한다는 게 1차 목표입니다. 기본 틀이 갖춰져야 더 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선수들은 좋은 결과를 이룬 상태이기 때문에 목표를 더 높게 잡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컨트롤 잘 하면서 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도자는 생각이 앞서는 것보다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주입시키는 게 좋은 결과로 이끄는 것이라 봅니다. 지난 시즌도 그랬습니다. 6강, 중위권…욕심은 많지만 조심스럽게 다가갈 뿐입니다."

도시민 구단을 흔드는 외풍에도 김종부 감독은 담담하게 이야기 했다. "단점이지만, 어느 팀이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 "결과로 말하겠다. 결과가 따라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실 것"이라고 했다. 내심 구상은 다 있다. 한 팀 한 팀, 야금야금 잡아낼 생각이다. 알고만 있을 생각으로 '먼저 밀어 낼 팀이 어딘가'를 물었지만 어림 없었다.

"생각은 다 있는데,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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