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게바(왼쪽)와 말컹 ⓒ스포티비뉴스

2018시즌을 맞이하는 스포티비뉴스는 성실한 발걸음으로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K리그 12개 구단의 국내외 프리시즌 훈련을 현장에서 취재해 밀도있는 기사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방콕(태국), 조형애 기자] 196cm-87kg 말컹(23). 177cm-70kg 길레르미 네게바(25). 몸 집은 두 서너배, 키는 약 20cm는 차이 나는 이 브라질 듀오는 마치 '껌딱지'와 같았다. 마주 앉아 식사는 물론, 훈련서도 포복을 맞춰 뛰었다. 쉬는 시간도 둘의 대화는 쉴 새가 없었다. 목표도 공유 완료. 밀어주고 끌어주고, 경남FC에서 둘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있다.

"원래는 우리 예산으로 못데려오는 선수에요."

선수단 훈련을 지켜보고 있던 김종부 감독이 한 말. 네게바는 영입 과정에서 말컹의 성공 스토리를 듣고 경남행을 택했다. 난다 긴다하는 선수들 속, 대표팀 유니폼 입기도 어려운 브라질에서 네게바는 2011 U-20 월드컵 우승 주축 멤버였다. 당시 함께 뛰었던 필리피 쿠치뉴(바르셀로나)와는 아직도 SNS로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 오스카(상하이 상강)와도 인연을 갖고 있다.

부상으로 기량을 꽃피우지 못한 네게바는 한국행을 택했다. 말컹이라는 브라질 선수가 성공했다는 그 팀. 경남이다. 합류 한달여, 방콕서 전에 없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들을 만났다.

◆ 말컹 믿고 온 네게바, 네게바 크로스 기다리는 말컹

말컹은 K리그에 첫 발을 내딛으려는 선수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지난 시즌 22골을 넣으며 경남의 K리그1(클래식) 다이렉트 승격을 도왔고 K리그2(챌린지) 득점왕, 베스트11, MVP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승격하게 돼 행복한 한 해 였습니다. 성과는 저 혼자 아니라 팀과 동료 모두가 함께 만든 것입니다. '득점왕'되자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 게 결국 득점왕을 할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듣고 있던 네게바는 말컹 스토리가 이적을 결심한 중요한 계기였다고 했다. 브라질에서는 전혀 모르던 사이. 김종부 감독 말을 곁들이자면 늦은 나이에 축구를 시작해 신체 능력과 유연성만 보고 데리고 온 말컹에 비해 네게바는 브라질에서도 꽤 이름을 알린 선수다. 김 감독은 "말컹도 해내는 데 본인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기량 자체가 출중하다고 연신 치켜 세웠다.

"브라질에 있을 때 에이전트에게 경남에 대해 들었어요. 말컹이 어떻게 성장했고, 어떻게 성과를 냈는지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 경남에 오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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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활 2년차가 된 말컹은 도우미를 자청하고 있다. 네게바에게 김종부 감독 축구 스타일부터 훈련, 한국 생활까지 이것저것 알려 준다. 합작 플레이에 대해서도 말을 맞추고 있다.

"축구나 훈련 스타일, 어떻게 생활하는지 말컹에게서 도움을 받아요. 내가 어떻게 크로스를 올리면 말컹이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 그런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해요. 둘이 대화가 잘 통하니까요. 볼을 주면 어떻게 움질일지 등 연계플레이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요. 훈련 외적으로도 대화하는 사이에요. 물론 고민도 나누죠."

◆ 네게바도 말컹도 '전지 훈련은 힘들어'…웃게 하는 건 K팝?!

말컹이 일러준 건 '훈련이 많다'는 것. 네게바는 훈련 이야기를 묻자 슬쩍 눈치를 보더니 빵 터졌다. "우리 팀이 훈련이 많은 건 다 아는 사실이에요. 브라질에서는 전지훈련 기간이 15일 정도거든요. 우리 팀은 2달 정도 하고 있으니까 훈련이 많다고 생각은 들죠.(웃음)"

말컹도 네게바도 '5m 스피드'를 얻기 위한 체력 훈련에 열심히다. 김종부 감독과 호성원 피지컬 코치는 출발 자세, 발을 딛는 방향, 보폭 등을 상세히 일러주면서 상대와 5m 근접 상황에서 이기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강도 높은 훈련에 유독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은 동기 부여가 참 어렵다"면서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도 "말컹, 네게바 더 (국내 선수들에게) 따라 붙어서 뛰어"라고 외치곤 했다.

힘들어도 훈련을 마치면 웃는 선수들이다. 특히 말컹은 블랙핑크에 이어 트와이스에 푹 빠져있다는 전언. 연습 경기 세리머니도 트와이스 '라이키(LIKEY)' 춤이었다. 죽음의 체력 훈련을 마치고서도 K팝을 흥얼거리며 버스에 올랐다. 발음은 완벽했다. "에라 모르겠다~"

◆ '주전+10골' 목표 네게바, '득점왕+MVP' 목표 말컹…브라질 듀오의 꿈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두 사람. 꿈은 원대하다. 네게바의 첫 목표는 '주전'이다. "팀에 도움 되는 게 개인 목표이자 팀 목표"라고 했다. 구체적 목표는 10득점. 도움은 "말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라 질 것"이라면서 말컹에게 눈길을 줬다.

말컹은 "팀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싶다"고 했다. 시즌 도중 이적 가능성에 대해 묻자 "팬분들이 걱정하시는데, 내 생각은 지금 경남에 있다. 내 목표는 클래식에서 득점왕이 되고, 동료들과 좋은 성과 내는게 지금 목표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큰 가치를 그 쪽에 두고 있다. 시즌 반까지 아직 시간이 많다. 그것까진 고려해 보진 않았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내친김에 K리그1에서도 득점왕을 해보겠다 했다.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득점왕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팀이 성장하고 좋은 성적 내는 것이 팀적으론 목표죠. 득점왕을 차지하고 싶어요. 지난 시즌과 같은 22골 정도? 그리고 MVP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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