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연자실 한국 수비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러시아에서 만날 팀 가운데 한국보다 약한 팀은 없다. 당연히 수비가 견디는 것이 우선이고, 수비가 강해지려면 조직력과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30일(한국 시간)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에서 자메이카와 2-2로 비겼다.

전반적인 경기력은 좋았다. 일단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세를 유지했다. 그렇다고 무의미한 점유는 아니었다. 점유율을 곧 기회로 만들었다.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했고, 측면 공간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신욱이 머리로 2골을 넣었지만 수비 실수가 뼈아팠다.

경기력은 좋았지만 어려운 경기를 펼친 이유는 이른 실점 때문이었다. 한국은 전반 5분 만에 데인 켈리에게 실점했다. 빌미를 준 것은 주장 장현수의 실수였다. 자메이카의 후방에서 단순한 긴 패스를 시도했고, 장현수가 공중볼을 다투다가 자리를 빼앗겼다. 머리에 정확히 맞추지 못하자 켈리가 공을 따낸 뒤 곧장 왼발 슛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후반 27분 실점도 실수에 가까웠다. 장현수는 공격수를 쫓느라 전진했다. 그리고 그 빈 자리 때문에 수비수 사이가 멀어졌다. 중앙 미드필더들마저 느슨한 수비를 펼치면서 공간을 줬다. 말리크 포스터의 중거리 슛은 김승규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곳으로 빨려들었다. 뒤늦게 김진수가 달려와 슛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늦은 상황이었다. 상대가 특별히 잘했다기보다 좋지 않은 수비로 무너진 장면이었다.

자메이카전에서 '평가'의 의미를 찾는다면 '수비 약점'이었다. 신태용 감독도 경기 뒤 "우리도 실점할 수 있다. 하지만 전방 압박을 할 때 밀어 붙여줘야 한다. 실점은 반드시 고쳐나가야 한다"면서 수비력에 대한 문제를 인정했다.

무엇보다 이번 실수들이 뼈아픈 것은 이번 대표 팀에서도 '수비'는 사실상 조직력 다지기에 돌입한 상태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선수 가운데 유럽에서 뛰는 수비수는 없다.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과 이번 터키 전지훈련에 참가한 수비수들이 러시아에 갈 확률이 높다. 주장 장현수를 비롯해 권경원, 김민재, 윤영선, 정승현, 김영권 정도가 후보군이다.

일단 장현수의 어깨가 무겁다. 권경원은 지난해 동아시안컵을 준비하는 동안 "감독님은 콤팩트 한 라인을 좋아하신다. 수비 라인을 올릴 때 한 명이라도 안되면 전부 바보가 된다"면서 "현수가 라인 컨트롤을 잘해 줘서 고맙다"며 신뢰를 보냈다. 수비 라인을 능수능란하게 조율하는 리더는 수비진에서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2017년 최다 출전 시간(1123분)을 기록한 바 있다. 그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가 반영된 수치다.

자메이카 시오도어 위트모어 감독의 말에서 보완점을 찾을 수 있다. 그는 9번(김신욱)과 함께 20번(장현수)을 인상 깊은 선수로 꼽았다. 위트모어 감독은 "축구는 언제나 실수가 동반되는 게임이다. 우리 선수들도 실수를 한다. 90분 동안 2골을 내줬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항상 그렇다. 항상 집중력을 끓어 올리고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중에 수비진을 조율하면서 안정적인 수비력을 낸 장현수의 경기력을 칭찬하면서도, 실수를 줄여야 한다는 축구계의 진리를 짚은 것이다. 특히 수비진의 '리더' 장현수라면 더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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