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시리즈 당시 선동열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오키나와에 태양이 뜬다. 대표 팀 승선을 원하는 선수들에겐 따가운 볕이 내리쬐게 됐다.

선동열 한국 야구 대표 팀 감독은 다음 달 초 오키나와를 방문해 스프링캠프를 하고 있는 선수들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에 앞서 3월 3일 나고야 돔에서 열리는 일본과 호주의 친선경기를 지켜보며 일본 대표 팀 기량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날 경기는 선 감독의 스승인 호시노 감독의 추모 경기로 열리기 때문에 더욱 뜻깊은 방문이 된다.

이 경기 후엔 오키나와로 바로 날아갈 예정이다. 3월 초는 각 팀들이 연습 경기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을 때다. 선 감독을 그런 선수들을 지켜보며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선 감독은 "팀별로 한 팀에 하루 정도 밖에는 시간이 없을 듯하다. 올해는 스타트가 매우 중요한 시즌이다. 어떤 선수가 준비가 잘돼 있는지 꼼꼼히 살필 예정이다. 시즌 중에 아시안게임이 있기 때문에 엔트리를 짤 때 까지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 팀을 짤 것이다. 기다려 줄 시간이 별로 없다. 스프링캠프부터 집중력을 보여 주는지 살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선 감독의 선수 보는 눈은 정확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오승환의 부활을 정확하게 예측한 것은 여전히 야구인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시점은 2011년 스프링캠프였다. 오승환은 2005년부터 4년 연속 1점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팔꿈치 통증이 생기며 2009년 시즌 19세이브 4.8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0년 시즌 도중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2011년은 오승환의 재기 여부가 달린 시즌이었다. 신호는 좋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좀처럼 스피드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속 150km를 훌쩍 넘기던 오승환의 '돌직구'가 살아나지 않는 듯 보였다. 삼성엔 위기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선 감독은 한눈에 오승환의 부활을 알아봤다. "오승환이 다시 하체를 쓰기 시작했다. 스피드는 시간이 지나면 살아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오승환은 점차 살아나는 페이스를 보였고 2011년 시즌 47세이브에 0.63이라는 놀라운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중요한 것은 당시 선 감독은 삼성의 감독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팀의 고문으로 캠프 운영을 돕기 위해 오키나와를 찾았다. 한마디로 손님이나 다름없었다. 선수들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선 감독의 눈에 오승환은 수준급 투구로 들어왔고 부활을 확신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뛰어난 선 감독의 선수 보는 눈을 만족시키려면 보통의 플레이로는 안된다. 대표 팀을 원하는 선수들이라면 캠프 초반부터 착실히 몸을 만들어 3월초를 맞아야 한다. 대충이란 있을 수 없다.

선 감독처럼 선수 보는 눈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지도자는 확신이 강하게 마련이다. 바꿔 말하면 선 감독의 눈에 제대로 들지 못하면 다시 인정받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오승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자신의 확실한 기준을 놓고 선수를 평가하는 것이 선 감독 유형의 특징이다.

따라서 선 감독의 눈에 한 번 들지 못하면 길고 먼 길을 돌아가야 할 가능성이 높다. 선 감독은 "시범 경기는 아무래도 오키나와에 없던 팀들 위주로 보게 될 것 같다. 그렇게 눈에 띈 선수들을 위주로 시즌을 지켜볼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빠르게 시작하는 시즌에 맞춰 누가 준비를 잘했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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