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정웅 총연출, 김연아, 송승환 총감독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인면조, 단일팀, 그리고 김연아. 9일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개회식에서 관심을 모은 키워드다. 그리고 이 키워드들 속에는 행사를 계획한 송승환 총감독과 양정웅 총연출, 그리고 많은 크리에이터들의 고민이 담겼다.

양정웅 총연출은 10일 오전 강원도 평창 MPC(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기자회견에는 IOC 마크 아담스 대변인, 평창 조직위 성백유 대변인과 함께 송승환 총감독, 양정웅 총연출, 그리고 최종 점화를 맡은 김연아가 자리했다. 양정웅 총연출은 "준비한 만큼 보여드렸고, 시청자와 관람객이 많이 기뻐해주셔서 행복한 밤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남북 공동 입장일 텐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지'라는 중국 취재진의 질문에 송승환 감독은 "선수단 입장은 리허설이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건 없다. 그런데 마지막 성화 주자였던 아이스하키 여자 단일팀 박종아-정수현이 120개의 계단을 오르는 장면이 있다. 두 선수가 마지막 주자를 맡는다는 건 개회식 전날 밤에 결정됐다. 두 분 역시 리허설 할 시간이 없었다. 대역을 써서 촬영을 하고 선수에게 영상으로 설명했다. 모든 장면을 수백 번 리허설 했는데 오직 그 장면만 미리 해보지 못해 걱정했다. 하지만 두 선수가 완벽하게 해냈다. 가장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고 답했다.

또 송승환 감독은 '예산이 다른 올림픽의 개폐회식보다 적은데도 좋은 결과를 냈다. 예산안에서 온 어려움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처음에는 1,000억 정도 예산이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2016년 리우 올림픽이 끝난 뒤 저비용 고감동의 개폐회식을 만들어 달라는 조직위의 요청이 있었다. 실제 콘텐츠를 만드는 비용은 2~300억 뿐이었다. 다행히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증액된 예산이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객석 LED 조명 역시 그 예산이 없었다면 힘들었다. 적은 예산으로 다른 나라 개회식처럼 매머드급 행사를 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적은 예산으로 시작했기에 대단히 화려하지는 않아도 알찬, 확실히 보여준 개회식이 되지 않았나 싶다. 예산이 적었기에 우리 크리에이터들도 더 효과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양정웅 총연출은 "어떻게 하면 독창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동료들과 가장 많이 고민한 점이다. 주어진 상황, 지붕이 없는 야외에서 하는 환경의 제약과 예산 문제 등을 안고도 세계적인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다. 돌이켜 보면 창작의 고민이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김연아를 최종 점화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서는 "김연아를 점화자로 결정한 뒤 점화 방식에 대한 논의를 계속 했다.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모여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성화대 밑에서 아이스댄싱을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그런데 불기둥에 대한 소개가 잘 안된 것 같다. 30개의 굴렁쇠에 불이 붙어서 올라가는 장면인데 1988년 서울 올림픽 뒤로 30년이 지났다는 의미고, 당시 개회식에서 주목을 받았던 굴렁쇠에 대한 오마주도 담았다. 고난을 뚫고 오르는 장면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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