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인(오른쪽)의 높은 타점이 빛난 헤딩슛.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토트넘이 얼리크로스와 해리 케인의 기민한 쇄도로 아스널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토트넘은 10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에서 아스널을 1-0으로 꺾었다.

전반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측면 공격을 비대칭적으로 구성했다. 왼쪽 윙포워드 손흥민은 전반 초반 사이드라인을 밟다시피 하면서 넓게 벌려서고 엑토르 베예린을 상대로 적극적인 1대1 돌파를 시도했다. 마치 농구의 아이솔레이션 전술과 같았다. 오른쪽에 배치된 에릭센은 기본적으로 중앙에 가까운 곳에서 움직였다. 키어런 트리피어가 대신 공격적으로 전진했다.

목적은 확실했다. 중앙에 공간을 더 확보하겠다는 뜻. 원정 팀 아스널은 수비 라인을 두 줄로 굳히고 역습을 노렸다. 중앙의 케인이 패스조차 받기 어려울 정도로 간격이 좁았다. 측면에서 돌파를 하더라도, 크로스는 중앙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들어 포체티노 감독이 조금 더 공세적으로 나섰다. 공략할 포인트는 역시 측면. 손흥민과 트리피어가 적극적으로 공격해 아스널 풀백들을 전방 쪽으로 당겨놓았고, 동시에 중앙 미드필더들이 커버하기엔 먼 곳. 즉 측면에서 '한 발' 물러난 공간이었다. 토트넘은 측면에서 얼리크로스로 후반전 초반 기회를 잡았다. 아스널의 측면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과 헨리크 미키타리안이 수비 가담이 많은 선수들은 아니다.

마무리를 지은 사람은 역시 케인이었다. 계속해서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에 반응했다. 중앙 수비수 사이로 움직이면서 공간을 스스로 만들었다. 앞에 있는 수비수는 뒤에서 움직이는 케인을 놓쳤고, 뒤에 있는 수비수는 순간적인 움직임에 미처 케인을 쫓지 못했다. '적장' 아르센 벵거 감독도 "첫 골이 열쇠였다"면서 "케인이 차이를 만들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반 4분 벤 데이비스의 얼리크로스를 케인이 껑충 뛰어올라 헤딩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 위치해 베예린을 끌고 있었다. 데이비스는 아주 편안한 상태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비슷한 방식으로 후반 7분에도 아스널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번엔 오른쪽 에릭 다이어의 얼리크로스에 이어 케인이 다시 한번 헤딩슛을 했지만 살짝 골문을 벗어났다. 역시 트리피어가 나초 몬레알을 끌고 간 상황이었다.

사실 전반 27분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왼쪽 측면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올려준 크로스에 케인이 반응했다. 절묘하게 오프사이드 라인을 깨뜨리고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넘겼다. 답답했던 전반전에 가장 좋은 기회였다.

아스널 중앙 수비수들은 미처 대처하지 못했다. 토트넘의 크로스가 골키퍼와 중앙 수비수 사이를 노리면서 절묘하게 떨어졌고, 케인이 수비 사이에서 골문 쪽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센터백만의 잘못이라기보단 측면에서 애초에 크로스를 방해하지 못한 것이 컸다. 아스널의 수비진이 전술적 허점을 나타낸 것이 위기로 이어졌다.

득점이 터지면서 경기 양상은 토트넘 쪽으로 흘렀다. 아스널이 공격을 펼치려고 했으나, 오히려 '맞불'을 놓은 상태에서 힘이 더 강한 쪽은 전방 압박이 익숙한 토트넘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들어 3-0이 됐어야 했다"면서 경기력에 비해 골이 많이 터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토트넘이 경기 종료까지 10분 정도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를 앞세운 아스널의 반격에 잠시 고전했을 뿐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해 승리를 안았다.

[영상] [PL] 토트넘 vs 아스날 5분 하이라이트 ⓒ스포티비뉴스 이충훈, 고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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