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두 입상자와 다르게 옐리스트라토프(맨 오른쪽)의 옷엔 러시아를 상징하는 어떤 것도 없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국제 무대에서 국기는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무기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유니폼엔 국기가 새겨져있다. 시상대에 서면 국기가 계양된다. 1등을 한 선수에게는 해당 나라의 국가가 연주된다.

그러나 10일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3위를 차지한 러시아 국적 세멘 엘리스트라토프는 시상대에서 러시아 국기를 볼 수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을 적발해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의 출전 자격을 박탈했다. 다만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을 허락하면서 러시아 선수들은 OAR(Olympic Athlete from Russia)이라는 명칭으로 대회에 나왔다.

IOC는 "OAR 대표단이 기존 규정이나 지침을 준수하지 못하면 OAR의 출전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 IOC는 이들의 유니폼에 러시아 국기는 물론 러시아 국기를 상징하는 색깔 (흰색-파란색-빨간색) 사용을 금지했다. 또 올림픽 행동 지침에 따라 대회 기간 내 소셜 미디어에서 러시아와 관련된 게시물을 올려서도 안 된다.

시상식에서도 규정이 적용된다. 러시아 선수가 입상하면 러시아 국기 대신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가 걸린다. 우승해도 마찬가지.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나온다.

옐리스트라토프는 "러시아 스포츠가 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내서 기쁘다"며 "이 메달을 불공평하게 올림픽에서 배제된 모든 이들에게 바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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