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수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강릉에 10인조 아이돌이 떴다. 남자 멤버 평균 나이는 24세, 여자 멤버 평균 나이는 20세다. 이름은 곽윤기(고양시청) 서이라(화성시청) 김도겸(스포츠토토) 임효준(한체대) 황대헌(부흥고), 김아랑(고양시청) 심석희(한체대) 최민정(성남시청) 김예진(평촌고-한체대 입학 예정) 이유빈(서현고). 이들이 강릉 아이스아레나에 뜨면 얼음이 녹을 정도로 분위기가 뜨거워진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10일과 13일, 아이스아레나는 이따금씩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박수와 함성으로 가득했다. 바로 한국 선수들이 등장했을 때다. 몸을 풀러 나오기만 해도, 레이스 도중 추월을 시도하기만 해도 열광의 도가니가 된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한국 선수들이 올림픽 신기록을 전부 갈아치우고 있다. 

'얼음이 녹을 만큼의 열기'라는 표현은 관용적이면서 반쯤은 사실이다. 김아랑은 대회를 앞두고 아이스아레나의 빙질에 대해 "다른 곳에 비하면 단단한 편이다. 그런데 관중들이 가득 차면(열기에) 지금보다는 물러진다. 그래서 거기에 대비해 물을 많이 뿌리고 훈련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아이스아레나만 응원 열기가 뜨거운 건 아니다. 그런데 아이스아레나의 응원이 조금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같은 빙상 경기인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쇼트트랙 경기장만의 구조가 큰 몫을 한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보다 트랙이 짧은 만큼 좁은 공간에 관중이 밀집하게 된다. 

다만 경기 중에는 응원이 '양날의 검'일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이 응원에서 힘을 얻는 사이 다른 팀 선수들은 이때 정보를 얻는다. SBS 전이경 해설위원 겸 싱가포르 쇼트트랙 코치는 "물론 팬들에게 응원을 하지 말아 달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단서를 달면서 "관중들의 응원 소리를 들으면 당연히 힘이 난다. 대신 경기 운영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홈에서 경기를 하다 보면, 예를 들면 과거에 전주에서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렸을 때를 돌아보면 제가 조금만 움직여도 관중들이 큰 소리로 응원을 해주셨다. 또 한국 선수들은 바깥쪽을 잘 타고 나가니까 응원 소리에 다른 팀 선수들이 미리 예상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선수들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의 기량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17일, 다시 아이스아레나가 뜨거워질 시간이다. 여자 1,500m와 남자 1,000m에서 한국의 자랑 쇼트트랙 대표 선수들이 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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