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는 13일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1차전에서 가시와 레이솔에 3-2로 역전승했다.
이른 실점이 악재가 됐다. 팽팽하게 맞서던 전반 10분 중원 싸움 중에 단번에 수비 뒤로 패스가 넘어갔다. 라몬 로페스가 대시했고 그 옆을 김민재가 빠르게 따라붙었다. 골키퍼 홍정남이 뛰쳐나왔지만 성급한 도전이었다. 로페스는 한 발 먼저 공까지 접근해 홍정남 옆으로 공을 툭 찼다. 공은 데굴데굴 굴러 골대를 때린 뒤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전북은 가시와와 6번 만나 1무 5패로 약했다. 대부분의 경기가 가시와가 역습을 노려 전북을 무너뜨리는 양상이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가시와가 원하는 경기 운영이 가능해졌다. 선제 실점 뒤에 가시와는 한결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하면서 급해진 전북을 끌어냈다.
전북이 무너졌던 패턴은 반복됐다. 경기를 주도하다가 역습 한 방에 추가 실점했다. 전반 27분 왼쪽 측면에서 크리스티아노가 라몬 로페스의 콤비플레이로 돌파한 뒤 슛을 날렸다. 홍정남이 막았지만 리바운드된 것을 에사카 아타루가 마무리했다. 전북은 실점 이후에도 팽팽한 힘싸움을 벌이다가 전반을 마무리했다.
전북의 경기력 자체가 좋진 않았다. 전북은 동계 훈련 동안 A대표 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7명이나 됐다. 그리고 그 선수들이 모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았다. 전방부터 압박을 펼쳤지만, 아직 손발이 맞지 않는 듯 전반전을 어렵게 치렀다.
후반전엔 훨씬 나은 경기력이 나왔다. 후반에만 3골을 넣고 경기를 뒤집은 전북이지만 위기도 있었다. 후반 20분 홍정남과 김진수가 평범한 상황에서 사인미스로 공을 빼앗기면서 위기를 맞았다. 홍정남이 골대를 비우고 나왔다. 김보경이 빈 골대를 향해 슛을 시도했지만 홍정호가 공을 머리로 걷어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크리스티아노의 슛도 골대 밖으로 흘렀다.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뻔한 상황이었다.
몇 차례 선방도 있었다. 후반 34분 크리스티아노의 직접 프리킥은 침착하게 펀칭으로 걷어낸 것이 대표적. 하지만 골키퍼는 안정적인 플레이가 기본이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정확한 판단으로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선방은 기본적인 경기력 위에 멋진 장식을 그리는 것과 같다.
K리그 챔피언과 ACL을 동시에 정조준한다. 전북의 골키퍼라면 조금 더 침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