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승리의 오오렐레. ⓒ전북 현대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평소보다 조금 이른 2월 전북 현대가 추위 속에도 팬과 함께 시즌 첫 출항을 알렸다. 지난 6번의 맞대결에서 1무 5패를 거뒀던 가시와 레이솔을 상대로 짜릿한 3-2 역전 승리를 거둬 전주성은 일찌감치 뜨거운 열기로 추위도 날려버렸다.

전북 현대는 13일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1차전에서 가시와 레이솔과 맞대결을 펼쳤다. 하루 전보단 분명 날씨가 풀렸다곤 하지만 여전히 2월. 경기가 열린 밤 7시 30분이 다가올수록 기온은 조금씩 떨어졌다. 추위에 축구장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터. 경기 1시간 전부터 경기장을 채우기 시작한 팬들은 어느새 8704명이나 모였다. 그리고 득점 뒤에 그리고 승리 뒤에 외치는 '오오렐레'를 5번이나 불렀다. 최고의 시즌 시작이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전반에만 2골을 허용했다. 전반 10분 홍정남의 성급했던 도전 때문에 라몬 로페스에게 선제 실점했다. 전반 27분에는 역습 한 방에 위기를 노출해 에사카 아타루에게 추가 실점했다.

▲ 첫 경기부터 짜릿한 역전승에 신이 났을 MGB.

하프타임이 지나자 최강희 감독은 이른 전술 변화를 꾀했다. 공세를 강화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해 최전방을 강화했다. 오른쪽 수비에도 최철순을 빼고 이용을 투입했다. 본격적인 추격 태세를 갖췄다.

가시와를 본인들의 진영에 밀어넣고 완벽히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경기를 주도하니 전북다운 경기력이 살아났다. 바뀐 분위기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10분 교체로 투입된 이동국이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직후 첫 번째 오오렐레가 전주성을 울렸다. 전북은 흐름을 탔다. 가시와를 상대 진영에 몰아넣고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후반 16분 이재성의 크로스를 받아 김신욱이 멋진 발리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넘었다.

후반 30분엔 두 번째 득점이 터졌다. 이동국이 얻어낸 프리킥을 티아고가 직접 프리킥으로 연결했다. 수비벽에 맞고 굴절되자 김신욱이 먼저 슛을 날리고 공이 흐르자 김진수가 멋진 발리슛으로 또 골망을 흔들었다. 두 번째 오오렐레가 울렸다.

동점에 그치지 않았다. 후반 40분 드디어 역전 골이 터졌다. 홍정호가 단번에 넘겨준 패스를 가시와 수비진이 흘렸다. 티아고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중앙에 있던 이동국은 온사이드였다. 침착하게 공을 컨트롤한 뒤 골대 구석을 노린 슛으로 골망을 또 다시 흔들었다. 세 번째 오오렐레.

축구는 90분 게임. 전반 45분이 가시와의 것이었다면, 결국 전북은 45분 동안 경기를 바꿨다. 전북 선수들과 팬들은 경기 뒤 다같이 '오오렐레'를 부르며 승리를 자축했다.

모든 선수들이 피치를 떠나고 팬들도 경기장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할 즈음 추가로 1번의 오오렐레가 있었다.  이동국은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돼 주관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느라 승리 뒤풀이를 함께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 이동국이 피치로 다시 들어서자 전북 서포터석에서 환호성이 쏟아졌다. 그리고 이동국 한 명과 팬들의 특별한 '오오렐레'가 다시 전주성을 울렸다.

전북은 이번 시즌 K리그와 ACL 동시 제패를 노린다. 조금씩 따뜻해지고 뜨거운 여름을 지나 다시 추워져 두툼한 옷을 꺼내야 할 즈음 전북 팬들은 다시 한번 오오렐레로 우승의 기쁨을 나눌 수 있을까.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