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실내 아이스링크를 리모델링한 강릉 하키 센터(오른쪽)와 2011년 이곳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우승한 당시 14살이었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 GettyIimages

- 컬링, 매 경기 2천 명 이상 관중 동원

- 강릉 실내 빙상장을 컬링 경기장으로 변형

- 2011년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개최, 소트니코바가 우승한 장소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빙판 위의 체스'로 불리는 컬링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인기 종목으로 급부상했다. '팀 킴'으로 불리는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여기에 룰을 어느 정도 알고 보면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재미가 있다.

컬링은 개막전부터 흥행 조짐이 나타났다. 장혜지(21) 이기정(23, 이상 경북체육회)로 구성된 믹스더블 대표 팀은 지난 8일 열린 1차전에서 핀란드 팀을 9-4로 이겼다. 한국선수단이 평창 올림픽에서 전해준 첫 승전보였다.

이날 경기가 열리는 강릉 컬링 센터를 찾은 관중은 2천600여 명이었다. 강릉 컬링 센터의 좌석은 3천 석에 이르지만 2천 5백여 명이 넘으면 '만석'이라고 결정한다. 지난 14일 한국과 미국이 맞붙은 남자 경기에서는 2504명이 들어왔고 오후에는 한국의 경기가 없었지만 2천536명이 입장했다. 15일 오전, 한국 여자 대표 팀이 '세계 랭킹 1위' 캐나다를 꺾는 장면을 현장에서 목격한 이는 2516명이다. 이날 저녁에 진행된 여자 한일전은 총 2673명이 지켜봤다.

16일 오전 경기(1837명)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컬링은 꾸준하게 2천 명 이상의 관중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 2천6백여 명의 많은 관중들이 지켜본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 컬링 한일전 ⓒ GettyIimages

컬링 경기의 특징, 조용한 관중석과 열정적인 선수들

컬링 경기장의 색다른 점은 관중들의 환호보다 선수들의 목소리가 더 크다는 점이다. 컬링 경기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컬링 경기를 제대로 관전하려면 '에티켓'이 필요하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전광판에는 선수를 위한 예절과 응원 방법을 소개한다. 선수들이 샷을 할 때는 응원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응원하는 팀은 물론 상대 팀을 위해 응원과 야유 절제도 필요하다.

같은 장소에서 한꺼번에 4개의 경기를 보는 점도 컬링만의 특징이다. 관중들은 주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에 집중한다. 그러나 다른 시트에서 멋진 샷이 나오면 환호성이 터진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눈앞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멋진 샷을 보는 점이 이 종목의 매력이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컬링 종목이 열리는 강릉 컬링 센터의 전경 ⓒ GettyIimages

강릉 실내 빙상장이 컬링 센터로 변신

사실 컬링 센터는 강릉 실내 빙상장을 컬링 경기장에 맞게 리모델링한 곳이다. 컬링 경기장의 특징은 카페트 위에 4개의 컬링 시트가 있다는 점이다. 4개의 경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관중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에 집중한다.

컬링 경기장으로 개조하기 위해 아이스링크 위에 콘트리트를 깔고 그 위에 카페트를 깔았다. 여기에 4개의 컬링 시트를 설치했고 관중석을 비롯한 기타 시설을 개보수했다. 강릉 컬링 센터에서는 컬링 테스트 이벤트를 지난해 두 차례 치렀다.

지난해 2월에는 평창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인 주니어 컬링 세계선수권대회가 이곳에서 개최됐다. 3월에는 주니어 휠체어 세계선수권대회도 열렸다. 컬링 경기가 열리지 않을 때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체육관으로 활용한다. 강릉 빙상경기장 때부터 있었던 지하 아이스링크는 지금도 계속 운영한다. 이곳은 일반인들이 여가로 스케이팅을 탈 수 있고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연습 장소로 사용한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완벽하게 컬링을 할 수 있는 장소로 바뀐 것은 지난달 31일부터다.

▲ 2011년 강릉 실내 빙상장(현 강릉 컬링 센터)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 GettyIimages

강릉 실내 빙상장, 2011년 소트니코바가 주니어 정상에 오른 곳

강릉 컬링 센터는 과거 강릉 실내 빙상장으로 쓰일 때 2005년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와 2011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곳이다. 특히 2011년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릴 때,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1, 러시아)가 출전했다.

당시 14살 소녀였던 소트니코바는 이 대회 여자 싱글에 출전해 총점 174.96점으로 우승했다. 그는 같은 국적 동료인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21, 러시아)와 우승 경쟁을 펼쳤다. 툭타미세바는 연습 때 트리플 악셀에 성공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툭타미셰바는 실수를 연발했고 결국 안정적인 경기를 펼친 소트니코바가 정상에 올랐다.

소트니코바는 2010~2011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와 파이널 그리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후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지만 주니어 시절처럼 찬란하지 못했다. 2011년 B급 대회인 골든 스핀 대회에서만 우승했고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석연 찮은 판정으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그는 이후 국제 대회에서 뚜렷한 행보를 보여주지 못했다.

강릉은 소트니코바가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메이저 국제 대회(B급 대회인 골든 스핀 제외)에서 우승한 도시다. 지금은 컬링 센터가 된 이 장소는 컬링 인기의 중심이 됐다. 또한 과거 소트니코바의 찬란했던 시절이 스쳐간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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