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정 감독(오른쪽)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한국 컬링이 두 번째 올림픽에서 첫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김민정 감독은 그동안의 일이 생각났는지 눈물을 흘렸다. 

한국은 20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년 평창 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전 미국과 경기에서 9-6으로 이겼다. 두 경기를 남기고 예선 6승 1패 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컬링은 10개 팀이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9경기씩 예선 경쟁을 펼친다. 좋은 성적을 거둔 1위부터 4위까지가 준결승에 오른다.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맞붙어 결승 진출자를 가린다.

믹스트존 인터뷰에는 김선영과 김민정 감독이 함께했다. 김민정 감독은 "저도 비상 연락 외에는 전화를 쓰지 않고 있다. 들려오는 얘기로는 갑자기 나타난 팀처럼 말씀하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 저희는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10년 동안 만들어진 팀이다. 첫 번째 올림픽(2014년 소치 대회)도 이만큼 준비했다. 결과(선발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10년 동안 담금질을 했다"고 말했다. 

2개 대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여전히 컬링이라는 종목이 4년에 한 번 관심을 받는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당장 여기까지 오기 위해 훈련하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이 대한체육회 관리 단체로 지정된 터라 대표 팀에 대한 지원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김민정 감독과 그의 아버지인 김경두 의성 컬링훈련원장이 많은 고생을 했다. 

김민정 감독은 "한국에서 컬링하는 게 힘들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글썽였다. 그는 "지금 훈련하고 있는 컬링원은 김경두 교수님 개인의 의지로 지어진 것이고, 경상북도청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의성에 있어서 의성 출신 선수들이 많지만 해당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를 이끌어 주신 김경두 교수님이 저희에게 '살아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다음 질문이 나온 뒤에도 "어…" 하며 입을 열었지만 대답을 하지는 못했다. 20초의 침묵이 흐른 뒤 김민정 감독은 먼저 자리를 떴다. 김선영의 인터뷰까지 모두 끝나는 데 2분 30초가 지났고, 김민정 감독은 통로에서 선수를 기다리며 아직도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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