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파문에 대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보름 ⓒ 연합뉴스 제공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이 19일 열렸던 경기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평창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일 오후 5시 30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기자회견장에서 19일 열린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 내용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백철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팀 감독과 팀추월에 참가한 김보름(25, 강원도청), 노선영(28, 콜빙), 박지우(20, 한체대)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긴급 기자 회견을 앞두고 노선영은 불참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측은 "노선영은 사정상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참여할 것으로 예정된 박지우도 기자회견장에 오지 않았다. 결국 백철기 여자 대표 팀 감독과 김보름만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전날 열린 준준결승전에서 7위에 그쳤다. 

준준결승을 치르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김보름과 박지우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들은 레이스 내내 노선영보다 훨신 앞서서 레이스를 했다. 팀추월은 경기에 나선 세 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온 선수의 시간으로 기록을 측정한다.

개인 플레이보다 팀워크가 중요한 것이 이 종목의 특징이다. 그런데 앞서 달린 김보름과 박지우는 노선영의 페이스에 맞춰주지 않고 훨씬 앞으로 달려나왔다. 레이스 초반에는 노선영이 앞으로 치고 나왔다. 이후 노선영이 자리를 옮기자 김보름과 박지우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결국 노선영은 두 선수를 따라잡지 못하며 뒤로 쳐졌다.

노선영은 레이스를 마친 뒤 결국 눈물을 흘렸다. 이런 경기가 진행되면서 '왕따' 논란이 거세졌다.

이 문제에 김보름과 박지우의 인터뷰 내용이 더해지며 파장은 커졌다. 김보름은 방송 인터뷰에서 뒤로 쳐진 선수가 속도가 떨어져 아쉽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안 맞은 건 없다. 계속 이렇게 훈련했다. 각자의 컨디션을 감안했다. 제가 레이스의 50%를 리드하고 박지우는 스타트를 맡았다. (노)선영 언니 부담을 줄이는 작전을 짰다. 세 선수 조합을 봤을 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봤다. 마지막에 체력이 떨어진 면이 있다"고 밝혔다.

박지우는"누구 한 명의 잘못이 아니라 전체의 실수라고 생각한다"면서 "작전의 실패 같다. (김)보름 언니와 제가 욕심을 냈다. 준결승에 진출하겠다는 마음에 더 잘 타려고 보름 언니를 푸시했다. 한 번 뿐인 올림픽인데 (선수끼리)떨어지는 거 걱정해서 못할 바에 기록이라도 내보자고 했다. (노)선영 언니도 열심히 따라오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노선영은 이날 믹스트존을 그냥 지나쳤다.

다음은 긴급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의 일문일답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파문에 대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보름이 오열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Q 19일 팀추월 경기로 많은 분들이 분노했다. 감독으로 하고 싶은 말은?

백철기 감독 - 팀추월이 끝난 뒤 많은 비난 받고 있다. 감독으로 책임감을 통감한다. 모든 분들에게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김보름의 소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6바퀴 가운데 3바퀴 책임져 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선수들과 얘기했다. 많은 관계자들은 노선영 선수 중간에 끼워서 가지않았느냐 의구심을 하겼다. 그러나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중간에 넣고 가는 것보다는 그 속도를 계속 유지하면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노선영에게도 직접 얘기했다.

결국 책임은 감독인 저에게 있다.

Q 왜 노선영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나?

백철기 감독 - 감기몸살이 심하게 걸려서 이 자리에 나올 수 없었다.

Q 김보름 선수는 어제 인터뷰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어떻게 생각하나?

김보름 - 어제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했는데 기사를 보시고 많은 분들이 상처를 받으신거 같다. 진심으로 사죄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Q 김보름 선수는 가장 앞서 갔는데 노선영 선수가 멀리 뒤쳐져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는지 궁금하다.

김보름 - 3명 선수 모두 3위를 목표로 했다. 그러려면 일차적으로 4강에 진출해야 했다. 6바퀴 가운데 제가 3바퀴를 리드해야 했다. 이 일을 위해 남은 바퀴를 빨리 통과해야 했다. 그래서 속도를 냈고 결승 지점에 들어온 뒤 (노)선영 언니가 뒤쳐져 있는 것을 알았다.

가장 앞서 달리던 선수로서 이런 점을 확인하지 못한 점은 제 책임이 크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파문에 대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보름(왼쪽)과 백철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팀 감독 ⓒ 연합뉴스 제공

Q 여론이 좋지 않은 데 혹시 개인적으로 억울한 점은 없는지?

김보름 - 제가 선두에 있었기에 뒤에 선수들을 확인하지 못한 점은 제 잘못이 크다. 그래서 억울한 점은 없다.

Q 경기후 따로 대화 나눈 것이 있나

김보름 - 경기가 늦게 끝나 늦은 시간이었다. 선영이 언니와 방이 달라서 따로 대화한 것은 없다.

Q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따로 움직였다. 김보름 선수와 박지우 선수는 먼저 퇴장했는데? 

백철기 감독 - 솔직히 처음에는 어색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고 많이 좋아졌다. 경기가 끝난 뒤 결과가 좋지 않아 서로에 대한 미안한 감정 때문이다. 지도자가 챙기지 못해 제 책임도 있다. 

김보름 선수와 노선영 선수 대화하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이런 점으로 논란이 커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백철기 감독 - 사실 처음에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처음 와서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러 노력했다. 강릉 도착해서는 컨디션이나 모든 면에서 화합하고 잘 지냈다.

사실 이 선수는 아직 어린 선수들이다. 당장 김보름과 박지우는 매스스타트에 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런 상처를 받아 지도자 입장에서 안타깝다. 선수들을 위해 많이 도와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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