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민정(왼쪽)과 김아랑 ⓒ GettyIimages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계주에서는 확실하게 지금까지 훈련해 온 것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더 열심히 훈련해 지금보다 더 좋은 호흡을 맞추고 싶습니다."

지난달 10일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한 달 남겨둔 상황에서 심석희(21, 한국체대)가 한 말이다. 개인전도 중요하지만 동료 의식이 강한 쇼트트랙의 선수들의 열의는 계주 3000m 금메달로 이어졌다.

심석희, 최민정(19, 성남시청) 김아랑(24, 고양시청) 김예진(20, 19, 평촌고) 이유빈(18, 서현고)로 구성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 팀은 20일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m 계주에 출전해 금메달을 합작했다.

한국은 2014년 소치 올림픽 우승 이후 2연패를 달성했다. 여자 계주에서 한국은 세계 최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한국은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과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그리고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4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상대 선수와 접촉으로 아쉽게 실격패했다. 가장 먼저 결승선에 통과했지만 석연찮은 판정으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에이스 심석희와 박승히 김아랑 공상정 그리고 밴쿠버 올림픽에서 아쉽게 메달 사냥에 실패한 조해리가 나섰다. 이들은 짜릿한 역전극을 펼치며 올림픽 정상을 탈환했다.

▲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질주하는 심석희 ⓒ GettyIimages

이번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표 팀은 최민정과 심석희라는 두 명의 걸출한 선수가 있다. 스피드와 체력 그리고 경기 운영에서 두 선수는 흠잡을 곳이 없다.

심석희와 최민정 그리고 김아랑은 앞서 열린 1000m 예선에서 모두 1위로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1000m에서 가볍게 몸을 푼 이들은 3000m 계주에 나섰다. 심석희와 최민정이라는 '슈퍼 에이스'가 있지만 계주는 개인기로는 이기기 어려운 종목이다.

경쟁 국가의 견제에 흔들리지 말아야 하고 자리 싸움에서도 지면 안 된다. 치밀한 전략과 임기응변이 필요한 계주에서 한국 대표 선수들은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경기 초반, 한국 선수들은 3~4위를 유지하며 앞으로 치고나올 기회를 노렸다. 라이벌인 중국 선수들은 중반 레이스부터 내내 선두를 유지했고 그 뒤를 캐나다가 추격했다. 에이스인 최민정은 장기인 아웃코스로 치고 나왔고 곧바로 중국을 따돌렸다.

6바퀴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는 김아랑이 결정적인 소임을 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뒤 비디오 판독 끝에 한국의 금메달이 결정됐고 누구보다 마음을 졸이고 있었던 김아랑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한달 전 심석희와 최민정은 계주 우승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로 경쟁자라기 보다 협력자로 호흡을 맞운 이들의 저력은 금메달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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