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러 머리 감독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남북 아이스하키 여자 단일팀은 2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아이스하키 여자 7~8위 결정전 1-6 패배로 공식적인 일정을 마쳤다. 말 많고 탈 많은 출발부터 하나가 된 마지막까지 모든 일정을 끝내고 올림픽을 즐길 잠깐의 여유를 얻었다.

단일팀의 올림픽은 5전 전패로 끝났다. 그러나 희망을 발견했다. 10일 스위스전과 12일 스웨덴전에서 0-8로 완패하며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14일 일본전 1-4 패, 18일 스위스전 0-2 패에 이어 20일 스웨덴전 1-6 패배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팀과 경기에서 격차를 줄였다.

새러 머리 감독과 신소정, 박윤정, 박종아, 랜디 희수 그리핀은 김지용 선수단장과 함께 21일 강릉 올림픽파크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김지용 단장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아름다운 올림픽 첫 도전을 일궜다. 승패를 떠나 남북이 하나로 뭉쳐 발휘한 투혼은 감동을 선사했다. 올림픽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국민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몇 주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 팀이 됐다고 생각하나. 어떤 걸 배웠나.

머리 감독) "지난 2~3주 동안 열심히 했다. 남북 선수들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다시 얘기할 시간이 있었다. 북측 선수 가운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이들이 있었지만 그 선수들도 노력을 많이 했다. 그 점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같이 바비큐를 먹고 왔다. 방금 밥을 먹어서 조금 졸립다. 앞으로 단일팀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지속적으로 교류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 북측 선수들과 지내면서 통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나.

신소정) "단일팀 결성 소식을 들었을 때 당황한 것은 사실이다. 바꿀 수 없는 사실인 만큼 훈련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훈련을 함께 하면서 지금은 같이 경기하는 데 북측 남측 선수를 나누지 않았다. 한 팀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

박종아)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한 마음으로 운동하다 보니까 정이 많이 들었다. 사람과 사람으로 생각한다."

박윤정) "단일팀 경험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조국으로 돌아와 대표 팀에 참가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단일팀이라는 건 특별한 사안이다. 아이스하키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로 더 큰 일이 이뤄진다면 좋겠다."

- 머리 감독 재계약 논의가 있다고 하는데, 2022년 대회에서는 어떤 팀을 맡고 싶은지.

"재계약 제안은 받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제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해야 하고 베이징 진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조정할 수 있는 점만 신경 쓴다. 북측 선수들의 노력이나 직업의식은 뛰어나다. 단일팀과 한국 사이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 랜디 희수와 박윤정은 미국에서 가족이 왔다. 경기 후 가족과 무엇을 했나.

랜디 희수)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오셨다. 가족들이 함께 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같이 할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카페에 가면서 시간을 보냈다."

박윤정) "남편과 함께 한국에 왔다. 내 조국을 보여준 것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들었다. 쉬는 날이 없어 오래 만나지는 못해서 아쉽다. 동생(미국 대표 한나 브랜트)과 가끔 만날 수 있었다. 올림픽이 끝난 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 머리 감독은 올림픽 일정 끝까지 훈련을 하겠다고 했는데.

"관동하키센터는 문을 닫아서 아이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 비디오 미팅을 하면서 북측 선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 선수들은 북측 선수들에게 선물을 준비했는지.

박종아) "아직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어제(20일) 막 경기가 끝났기 때문이다."

랜디 희수) (한국말로)"없어요."

박윤정) "아직 생각한 건 없다. 하지만 그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소정) "어떤 선수들은 사진을 찍어서 출력해서 준비하는 선수도 있었고, 편지를 쓰는 선수도 있었다. 이제 갓 경기가 끝났고 폐회식까지 시간이 있다. 그때까지 추억을 쌓고 즐기려고 한다."

-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다면.

박종아) "한 팀으로 첫 경기에 뛰었을 때다. 인천에서 평가전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랜디 희수) "며칠 전 북측 선수들이 맥도날드 앞에 줄을 서 있었다. 같이 맥플러리를 먹었다."

박윤정) "바닷가에서 감독님을 물에 빠트리려고 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 뒤에 카페에서 대화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될 수 있었다."

신소정) "진천 선수촌에서 섞여서 밥을 먹었을 때가 생각났다. 남자 친구가 있는지, 어디 사는지 물었던 때가 기억난다."

- 조국에서 대표 팀 일원으로 뛴 소감.

랜디 희수) "어머니는 한국인, 아버지는 미국인이다.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게 자랑스럽다. 또 북측 선수들과 함께 하는 건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큰 도전이었고 함께 해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박윤정)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됐다. 한국 출신이라는 걸 밝히는 데 소극적일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돌아와서 국가 대표가 될 수 있던 것에 기뻤다. 처음에는 단일팀 결성에 조금 상처를 받기도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단일팀이 추진됏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 하나가 되는 좋은 경험을 했다."

- 박철호 감독과 지내며 어떤 사람이라고 느꼈는지.

머리 감독) "경기 후에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났다. 그동안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북측 선수들도 힘든 점이 있었을텐데 잘 해줬다. 박철호 감독은 좋은 사람이었다. 개회식 때 함께 입장할 때 손을 잡고 들어갔다. 그가 없었다면 단일팀 운영이 쉽지 않았을 거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잘 받아줬다. 라인 구성과 선수 교체 문제 모두 잘 이해했다."

- 경기 끝나고 뭘 먹었나. 

박종아) "어제 경기 끝나고 맥도날드에 갔다. 휴가 기간에는 그동안 못했던 휴식을 취하고 친구를 만나고 싶다."

신소정) "경기 끝나고 어머니와 식사를 했고 저녁에는 맥도날드로 달려갔다. 제가 보드 타는 걸 좋아하는데 올림픽 이후에는 손을 안 댔다. 이제 스키장에 가서 보드를 타고 싶다."

랜디 희수) "감독님이 끝나고 먹으라고 한 대로 경기 다 마친 뒤 종류별로 다 먹었다. 이제 학업을 마치고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집중하겠다."

박윤정) "맥도날드에 갔다. (한국말로)'베리 맛있어.' 2주 동안 휴식기가 있는데 남편과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그 뒤에는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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