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 여자 팀추월 7~8위 전이 끝난 뒤 대화하고 있는 김보름(왼쪽)과 노선영 ⓒ 연합뉴스 제공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이틀 만에 다시 만난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레이스 거리는 좁혀졌다. 그러나 깊은 갈등의 골은 여전하다.

김보름(25, 강원도청) 노선영(29, 콜핑팀) 박지우(20, 한체대)는 21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7~8위전에 출전했다. 노선영이 빠질 경우 경기 출전이 유력하게 여겨진 박승희(26, 스포츠토토)는 스케이트를 신지 않았다.

한국은 지난 19일 준준결승에서 7위에 머물렀다. 이들은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 일어났다. 레이스를 펼치던 여자 대표 팀은 김보름과 박지우가 속도를 내며 앞서갔다. 노선영은 이들을 따라오지 못했고 김보름, 박지우와 노선영의 거리를 점점 멀어졌다.

결국 노선영은 두 선수보다 뒤늦게 결승 지점에 도착했다. 이 장면을 본 많은 이들은 '왕따 논란'이 일어났고 김보름과 박지우는 네테즌들의 악플에 시달렸다.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대표 팀 감독과 김보름은 20일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이번 일도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사과했고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노선영은 이날 저녁 SBS와 인터뷰에서 백 감독과 김보름과는 다른 의견을 내놓아 파장은 확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보름과 노선영은 7, 8위전에 함께 출전하기로 결정했다. 7, 8위전은 준준결승 때와 똑같은 멤버가 나섰다.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는 레이스 내내 서로를 밀어주며 함께 질주했다. 준준결승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경기였다.

그러나 속도는 예선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졌다. 레이스 초반부터 한국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않았다. 욕이 떨어져서 인지 처음부터 폴란드에 크게 밀렸다. 1바퀴를 돌았을 때 1초 차이가 났다. 폴란드가 거의 반 바퀴를 따라왔다. 레이스 중반 체력이 떨어지면서 거리가 더 벌어졌다. 역전을 꾀할 새도 없이 경기가 끝났다. 폴란드와 차이는 4.19초 차이였다.

한국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부터 3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2010년 노선영 이주영 박도영이 한 조를 이뤄 8위.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김보름 노선영 양신영이 팀으로 출전해 3분11초54로 8위에 머물렀다.

우여곡절이 많았기에 이들은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없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한 선수가 뒤쳐지면 여론의 비난을 다시 한번 맞을 일이 뻔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모래알'같았던 준준결승 때의 경기력을 이번에는 반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팀추월의 기본인 '조직력'이 실종됐다는 점은 지난 경기의 큰 아쉬움이었다.

레이스는 서로 도와가며 했지만 이들의 깊은 갈등은 여전히 멀다. 서로의 다른 입장은 어떻게 좁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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