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석희와 최민정이 충돌하며 넘어졌다.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한국 관중들은 두 선수를 향한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정형근 기자]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의 ‘악몽’이 떠올랐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함께 넘어지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서로 부딪쳤다. 심석희는 실격됐고 최민정은 4위로 경기를 마쳤다.   

밴쿠버 올림픽 남자 1,500m 결승전 당시 한국은 이정수와 성시백, 이호석이 나란히 1~3위로 달렸다. 막판까지 자리를 굳건히 지킨 세 선수는 금, 은, 동메달을 함께 목에 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마지막 코너에서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3위로 달린 이호석이 추월을 시도하다 성시백과 부딪쳐 함께 넘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안톤 오노가 어부지리 은메달을 따며 이호석은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물론 당시와 상황은 다르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미 3000m 계주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민정은 1,500m 금메달로 2관왕에 올랐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강한 1,000m에서 ‘유종의 미’를 노렸다. 그러나 두 선수는 충돌하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심석희는 경기 직후 “올림픽에서 경기를 하면서도 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할 수 있을 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살아가는 데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왼쪽 허벅지를 부여잡고 아파했다. 최민정은 "몸이 아파서…"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한국 관중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두 선수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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