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태 감독, 박세우 코치, 김아랑, 김예진, 심석희, 이유빈, 최민정(왼쪽부터).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박세우 코치와 김아랑(고양시청) 심석희(한체대) 최민정(성남시청) 김예진(평촌고) 이유빈(서현고)은 23일 강릉 올림픽파크에 있는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대표 선수들은 모두 금메달리스트다. 17일 최민정이 1,500m 금메달을 땄고 20일에는 3,000m 계주로 5명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최민정에게) 부상 상태는 어떤지.

"넘어지면서 살짝 통증이 있긴 한데 심한 건 아니다.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는 어떤 의미였고, 무엇을 남겼는지.

김아랑)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후회 없이 하자고 생각했다. 준비한 모든 걸 보여준다는 편한 마음으로 했다. 스스로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올림픽이 됐다."

김예진) "첫 올림픽이었는데 한국에서 열리다 보니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았다. 큰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심석희)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힘든 일이 많았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힘이 돼 주셨다. 운동 뿐만 아니라 이번 올림픽을 치르면서 살아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다."

이유빈) "한 순간 순간, 많은 과정을 헤쳐 나갔다. 한 단계 더 위로 올라가는 기회가 됐다."

최민정) "힘들기도 했지만 그 시간이 소중하고 행복했다. 올림픽 기간 이렇게 큰 대회를 한국에서 치르게 됐다는 게 영광스러웠다. 성적은 아쉬울 때도 좋았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아쉽거나 후회하지는 않는다."

- 김아랑에게) 맏언니가 느끼는 책임감에 대해.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는 않는다. 제가 어렸을 때 훈련하면서 느낀 건데 언니라는 존재는 위로가 됐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잘 알아서 그런 든든한 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어려운 점도 힘든 점도 있었다. 제가 아니더라도 심석희와 최민정이 동생들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제가 혼자 한 게 아니라 모두가 뭉쳤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 박세우 코치에게) 갑자기 코치를 맡게 됐는데. 

"갑작스럽게 들어온 건 사실이다. 기간이 촉박하다 보니 준비하는 데 어려운 면은 분명 있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경기이사를 맡고 전지훈련과 월드컵을 전부 지켜봤다. 다른 나라 선수들도 봤기 때문에 그 경험이 코칭에 도움이 됐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남아 있기 때문에 선수들과 조율을 잘 하면 계속 좋은 결과 낼 수 있을 거다."

- 선수들에게) 한국에서 쇼트트랙 선수로 산다는 것이 힘들지 않은지. 

김아랑) "선수로 뛰면서 관심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 응원에 보답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저희는 최선을 다해 묵묵히 운동하는 게 의무다."

김예진) "첫 올림픽이라 부담감이 컸다. 그만큼 언니들이 많이 도와주고 저도 노력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심석희) "소치 동계 올림픽 이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었다. 그때도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 없다. 과분할 만큼 많은 사랑을 주셨다. 그런 사랑과 관심이 꾸준했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이유빈) "이런 관심과 응원 처음으로 받아 본다.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다 힘이 된다. 응원 계속 해주셨으면 좋겠다."

최민정) "쇼트트랙이 동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기대도 관심도 많이 받았다. 올림픽을 계기로 쇼트트랙을 더 많이 알게 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게 4년에 한 번이 아니라 매년, 매 경기마다 관심으로 올 수 있게 저희가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 응원에 보답하도록 더 노력하겠다."

- 경기 트렌드가 달라졌다는 의견이 있다. 

심석희) "선두 레이스가 중요해졌다. 더 치열한 상황도 많이 벌어진다. 

최민정) "트렌드가 달라졌다기 보다, 선수들은 모두 결승에서는 가장 자신 있는 방식으로 경기한다. 심석희 언니 말대로 속도가 전체적으로 빨라져서 선두 경쟁이 중요해진 면은 있다."

- 심석희) 대회 초반 이후 표정이 밝아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많은 일이 있었지만 항상 '오늘'에 감사했다. 1,500m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결과가 나와서 허망하기도 했는데 많은 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해주신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얼굴이 밝아진 것 같다."

- 최민정에게) 마지막 스퍼트가 인상적이었다. 4관왕 가능성에 대해 부담감 느끼지는 않았나. 

"1,000m는 마지막에 넘어지면서 끝나기는 했지만 이렇게 변수가 많은 게 쇼트트랙이니까 결과에 대해서는 아쉽거나 한 건 없다. 재미있게 경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4관왕 가능성 얘기는 지금까지 한 결과에서 온 거라고 생각한다. 2관왕(1,500m와 3,000m 계주)을 했는데 결과에 대해 많이 만족한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면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 김아랑에게)세월호 노란 리본을 가리고 계주를 뛰었는데. 

"전에 질문을 받았을 때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사실 리본 때문에 관심을 받을 줄은 몰랐다. 팽목항에 계신 분들로부터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고맙다고 해주셨다. 그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됐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 박세우 코치에게) 1,000m 결승이 아쉬울 것 같다.  

"시즌 내내 만나는 상대들이라 장단점은 노출이 된 상태다. 수잔 슐팅의 스타일도 충분히 알고 있다. 계속 앞에서 달리는 유형이라 생각하고 체력이 떨어질 후반을 노렸는데 스퍼트하는 타이밍이 겹쳤다. 거기서 충돌이 있었지만 경기 운영 방식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선수들도 받아들이고 있다."

- 선수들에게) 평창 동계 올림픽이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최민정) "지금이야 끝난 지 얼마 안돼서 잘 모르겠지만…500m가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지금은 경기가 끝난 지 얼마 안돼서 실감이 안난다. 지금은 그렇다. 시간이 지나면 1,500m도 3,000m 계주도 1,000m도 다 가치 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유빈) "계주 끝나고 심판 판정 기다리던 순간, 결과가 나온 순간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울컥한다. 언니들이 소치 때 경험을 전해주려고 했는데 다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알 것 같다. 나중에 돌아보면 계주 때가 생각날 것 같다."

심석희) "힘들 때마다 '나중에 돌아보면 이번 올림픽이 어떻게 남을까' 하는 질문을 나에게 던졌다. 행복하고 즐거웠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버텼다. 올림픽을 즐겁게 치렀다고 생각한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김예진) "(최)민정이 언니가 결승선 통과하던 순간이다.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많이 났다. 행복했다."

김아랑) "올림픽이 개막하고 나서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소치 때 아쉬움을 씻겠다는 욕심이 클 때가 있었다. 막상 대회가 시작한 뒤에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는 경기를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메달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돌아보면 '내가 잘했구나' 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다."

- 최민정 심석희 선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최민정) "같이 태극 마크를 달고 사명감을 갖고 뛰고 있다. 같은 목적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사람들에게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심)석희 언니에게 서운한 일들이 있으면 다 얘기하기 때문에 여기서 특별히 얘기할 건 없다."

심석희) "저랑 (최)민정이에게 많은 기대를 해주시는데, 그런 기대를 떠나서 저희 말고도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 둘 뿐만 아니라 5명 모두가 국가 대표로서 멋진 한 팀이 됐다고 생각한다."

- 모두에게)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을 함께 준비했다. 언제 가장 예뻐보였나. 선수들은 언제 감독님이 멋져 보였는지.

김선태 감독) "시간 관계상 선수별로 하지는 못하겠다. 여자 선수들 너무 힘들게 훈련하는 걸 늘 봤다. 땀흘리는 게 가장 예쁘고, 계주 금메달 따는 순간에는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그때 가장 아름다웠다."

김예진) "스케이트만 하고 지상(훈련) 안하고 끝낸다고 하실 때 멋있다. 정신력을 많이 잡아주려고 하신다. 무민(캐릭터) 닮았다고들 하시는데 정말 닮았다. 멋있는 감독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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