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전 19일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차지하는 것으로 끝난 듯했던 차민규의 올림픽이 1,000m로 범위를 넓혔다. 차민규는 모태범(스포츠토토)이 22일 훈련 도중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쳐 경기 출전이 어려워지자 그 자리를 대신했다.
차민규의 올 시즌 1,000m 최고 기록은 1분 9초 58, 세계 랭킹은 36위다. 주 종목은 아니다. 월드컵에서는 1,000m를 뛴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다. 경기를 마친 차민규는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갑작스럽게 출전하게 된 소감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서 뛰자고 생각했다. 결과보다는 경험에 무게를 두고 뛰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심 1분 8초대를 목표로 했는데 뛰다 보니 상대가 보이지 않더라. 그점이 아쉽다. 뒤에서 뛰었으면 조금은 잘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며 기록이 예상보다는 덜 나온 면이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500m에 집중한 것이 영향이 있을 수 있었다. 그는 "이번 시즌에는 1,000m 준비를 전혀 못했다. 선발전 이후 500m에만 초점을 맞췄다"면서 "1분 8초 대는 단지 저만의 목표였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경기가 올림픽 끝자락에 있어 대회 분위기를 느낄 겨를이 없었을 차민규다. 그런데 그 짧은 여유조차 부릴 생각이 없다. 차민규에게 24일 이후의 계획을 묻자 "내일은 퇴촌하고 이제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열릴 세계선수권대회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