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평창특별취재팀 김건일 기자] "나이스~", "나이스~"

이기든 지든, 실수를 하든 좋은 플레이를 하든, 일본 여자 컬링 대표 팀은 연신 "나이스"다.

2016년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 후지사와 사츠키(스킵), 요시다 치나미(서드), 스즈키 유미(세컨), 요시다 유리카(리드)로 구성된 일본 컬링 여자 대표 팀은 준우승으로 일본 여자 컬링 역사상 최고 성적을 남겼다.

이 대회에서 일본 대표 팀은 항상 밝게 웃었다. 그래서 "스마일 재팬", "해피 재팬"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후지사와는 어떤 상황에서도 얼굴을 붉히지 않는다. 팀원들이 실수해도 "나이스"라고 다독인다. 요시다 치나미와 요시다 유리카는 자매. 언니 요시다 치나미는 미소를 책임진다. 호탕한 웃음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스즈키와 동생 요시다는 경기할 땐 상대적으로 차분하지만 기뻐할 때는 누구보다 행동이 크다.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한국 여자 대표 팀이 전부 의성 출신인 것처럼 일본 여자 대표 팀은 모두 일본 소도시 기타미에서 왔다. 이날 한일전이 의성의 특산물인 '마늘'과 기타미에서 유명한 '양파'의 대결로 불렸던 이유다. 한국 컬링의 산지로 불리는 의성처럼 기타미 역시 올림픽 출전 선수만 10명 이상을 배출해 낸 곳이다. 일본은 평창올림픽에서 '팀 후지사와'의 팀워크를 기대했다.

'해피 재팬'은 올림픽의 또다른 볼거리. 5연승 뒤 4연패로 어렵게 준결승에 오르는 과정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다. 매 경기를 부담없이 즐기는 듯한 이들의 자세는 한국 팬들에게도 인상적으로 전달됐다. 특히 스킵 후지사와는 한국 배우 박보영과 닮았다는 점에서 또다른 화제가 됐다.

23일 한국과 준결승전. 일본은 7-8로 졌다. 실수를 연발했다. 세컨 스즈키가 특히 고전했다. 1엔드부터 10엔드까지 그의 샷 성공률은 50%도 되지 않는다. 7엔드와 8엔드엔 스톤을 하우스 밖으로 날려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한국에 승기를 빼앗긴 순간이었다.

그러나 일본 선수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8엔드에서 실수한 스즈키 다음으로 스톤을 던진 요시다는 테이크아웃을 성공하고 방방 뛰었다. 그가 가장 먼저 찾은 이는 스즈키. 그를 안고 기뻐했다. 후지사와의 "나이스, 나이스"라는 칭찬을 듣고 더 팔짝팔짝 뛰었다. 표정이 굳어 있던 스즈키도 발그레 웃었다. 웃음의 마법일까. 8엔드까지 2점 차이로 뒤져 있던 일본은 후지사와의 활약에 힘입어 10엔드 극적인 동점으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결승 진출이 좌절됐으나 후지사와는 방긋 웃었다. 한국 선수들과 포옹을 나눴다. 요시다도 마찬가지. 일본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은 일본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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