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원(왼쪽)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한국 빙속 간판 이승훈(30, 대한항공)이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데에는 한국 빙속의 미래 정재원(17, 동북고)의 도움도 있었다.

정재원은 24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메달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레이스를 펼치면서 몸싸움을 벌였고 이승훈이 앞서갈 수 있도록 도왔다.

그 결과 이승훈이 매스스타트가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정재원은 레이스가 끝난 뒤 "월드컵을 돌아보면서 선두 그룹을 견제하는 선수가 없을 거라 생각하고 내가 견제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정재원은 "오늘 내 레이스가 도움이 돼 기쁘다. 내 도움으로 승훈이 형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서 기쁘고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승훈이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때 정재원을 불러 함께 들었다. 이 점에 대해 정재원은 "같이 기뻐하게 해줘서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승훈의 활약을 보고 후배로서 "운동에 임하는 자세나 마인드를 배울게 많다. 괜히 세계랭킹 1위가 아니구나 하는걸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정재원은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이승훈과 나이 차에 대해서 "나이 차이만 놓고 보면 삼촌이라고 부르는게 맞는거 같다. 그러나 승훈이 형이 편하게 해줘서 형이라고 부르는 게 어색하지 않다"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레이스가 끝나고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훈이 또 한가지 약속했다는 것도 이야기했다. 정재원은 "형이 계속 고맙다고 말했다"면서 "내가 사이클이 없다. 그래서 승훈이 형이 사이클을 사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엄마한테 사달라하면 되니까 마음만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포부도 밝혔다. 정재원은 "나도 시상대 위에 서고 싶은 생각은 있다. 개인 종목에서는 꼭 1등이 아니어도 시상대 위에 서면 기쁠 거 같다. 팀추월에서는 다음에 내가 도움을 줘 금메달을 목에 걸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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