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 전략: 최전방을 강조한 전북, 중원에 힘을 준 울산
2. 전반: 전북이 주도했으나, 울산도 잘 버텼다
3. 후반: 불이 붙은 후반, 전북이 끝내 뚫었다
◆ 최전방을 강조한 전북, 중원에 힘을 준 울산
전북은 '닥공'을 꺼내들었다. 최전방에 김신욱과 아드리아노를 동시 출격시켰다. 최강희 감독은 "상대에게 부담으을 줄 수 있는 투톱을 선택했다"면서 "홈에선 공격적인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원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최 감독은 "공격할 땐 김신욱이 전진해 아드리아노와 함께 부담을 주고, 수비할 땐 많이 도와줘야 한다"면서 김신욱의 임무를 중요하게 꼽았다.
원정 팀 울산은 지난 시즌의 기억을 살리려고 한다. 울산은 지난해 8월 전주성에서 전북을 1-0으로 이긴 적이 있다. 비결은 '블랙홀 중원'이다. 수비적 미드필더 세 명을 동시에 기용해 전북의 공격을 틀어막은 뒤 역습으로 전북을 괴롭힌 결과였다. 김도훈 감독은 박주호, 박용우, 정재용으로 중원을 꾸렸다. 그는 "전북이 공격적인 경기를 할 것이라 예상했다"면서 "당시와 비슷한 점이 있을 것"이라면서 일단 안정적인 수비를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깜짝 선발이다. 전북과 울산은 새내기 선수들을 모두 선발로 냈다. 전북은 골키퍼로 송범근을 세웠다. 울산은 최전방의 오세훈을 공격수로 세웠다. 두 신인의 활약은 '변수'였다.
◆ 전반: 전북이 주도했으나, 울산도 잘 버텼다
첫 판부터 우승 후보들끼리의 맞대결. 시시하게 한 쪽으로 기울 리가 없었다. 힘싸움을 벌였다. 중원에서 울산이 수적 우위를 활용해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듯했지만, 이내 전북이 중앙으로 이동한 이재성을 더해 주도권을 잡았다. 전북이 주도하지만 울산도 끈질기게 버텼다. 전반 17분에서야 전북이 득점과 가까운 장면을 만들었다. 아드리아노가 수비 뒤로 파고들어 찬스를 만들었지만 골문 밖으로 갔다.
흐름을 전북이 잡았다. 전반 23분 로페즈의 슛은 김용대 골키퍼의 정면으로 갔다. 전반 28분 오른쪽에서 공을 끊어낸 이재성이 전진하며 중앙의 로페즈에게 연결했다. 로페즈의 과감한 슛은 골대 왼편으로 지나갔다.
문제는 울산의 수비도 견고했다는 것. 박주호가 중원에서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쳤고, 강민수-리차드 조합도 중앙에서 안정적이었다. 전북의 공격은 주로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시도됐다. 전북이 주도권은 쥐었으나 골이 가장 많이 나는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가긴 어려웠다. 전반전 종료 직전 신형민의 강력한 중거리 슛도 골대를 외면했다.
◆ 후반: 불이 붙은 후반, 전북이 끝내 뚫었다
전북이 후반전 초반부터 '닥공'에 시동을 걸었다. 후반 2분 만에 이재성의 강력한 슛이 터졌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이번엔 손준호가 공을 끊어낸 뒤 강력한 슛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수비에 걸렸다. 후반 7분 김진수가 황일수의 공을 빼앗아 역습으로 연결한 뒤 감각적인 크로스를 올렸다. 이재성이 왼발로 간결하게 슛을 연결했지만 골대를 또 살짝 빗나갔다.
울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전엔 압박에 밀려 단순하게 공을 걷어냈지만, 후반전에는 조금 더 후방 빌드업에 공을 들였다. 역습도 날카로워졌다. 후반 14분 이명재가 전방 압박을 뚫고 전진해 강력한 슛을 시도했지만 송범근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균형은 후반 18분 깨졌다. 최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교체 투입된 지 2분 만에 이동국이 골을 터뜨렸다. 문전으로 연결된 코너킥이 뒤로 흐르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공격적으로 나섰다. 단단했던 수비를 풀고 앞으로 나서야 했다. 그리고 전북이 그 약점을 파고 들었다. 이동국이 원터치패스로 수비 뒤로 공을 돌려줬고, 교체 투입된 한교원이 침착하게 골망을 또 흔들었다.
◆ 경기 정보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1라운드, 2018년 3월 1일 오후 2시,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2-0(0-0) 울산 현대
득점자: 62'이동국, 86'한교원
전북 현대(4-4-2): 송범근; 최철순, 홍정호, 김민재, 김진수; 이재성, 손준호(티아고 60'), 신형민, 로페즈(한교원 76'); 아드리아노(이동국 60'), 김신욱 / 감독:최강희
울산 현대(4-1-4-1): 김용대; 정동호, 리차드, 강민수, 이명재; 정재용; 황일수(김인성 66'), 박용우, 박주호(이영재 83'), 오르샤; 오세훈(주니오 56') / 감독:김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