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K리그2 우승 접시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 K리그1 승격도 해본 사람이 더 유리할 것이다. 

2016시즌 강원FC를 승격 시켜 본 최윤겸 부산아이파크 감독은 2018년 K리그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경험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차이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2014시즌에 광주FC를 승격 시켜본 남기일 성남FC 감독도 “성남에서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부산에는 광주의 승격공신 이종민이, 성남에는 강원의 승격 공신 서보민이 영입되어 미디어데이에 참가했다. 스포티비뉴스는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승격 경험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2018시즌 K리그2(챌린지, 2부리그)를 전망했다.

▲ 최윤겸 부산 감독, 남기일 성남 감독(오른쪽) ⓒ곽혜미 기자


◆ 승격 해본 최윤겸-남기일 “모든 팀이 다 경쟁자다”

K리그2의 유이한 기업구단이자, K리그1 우승 경험을 가진 부산아이파크는 자타가 인정하는 승격후보 1순위다. 시민구단 전환 이후에도 FA컵 우승을 이뤄본 성남FC도 마찬가지. 두 팀 모두 2017시즌 플레이오프에 나섰으나 승격을 이루지 못한 비운의 팀이다. 올 시즌에는 사령탑도 선수단도 변화를 주며 반드시 승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윤겸 부산 감독과 남기일 성남 감독에게 승격 경쟁팀을 물었다. 남기일 감독은 “모든 팀이 다 경쟁이 된다”고 했다.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라, K리그1과 비교하면 K리그는 상하위 팀 간 전력 차가 거의 없이 고르다는 게 특징이다. 

“사실 팀을 잘 만들었다고 해서 서로 성향이 다 다르다. 어느 한 팀과 잘해도 다른 팀과 잘할 수 있냐 2부는 절대 그렇지 않다. 좋은 분위기로 가다가 어떤 팀을 만나 제동이 걸릴 수 있는 게 2부다. 그게 사실 가장 어려운 점이다. 한 팀을 넘고 또 다른 팀을 넘는 게 쉽지 않다. 우리가 강한 무기가 있으면 넘을 수 있는데 대부분 다 비슷하다. 그런 부분을 더 신경 써야 한다.” (남기일 성남 감독)

“다 강한 팀이다. 사실 감독님도 많이 바뀌었고, 전력적으로도 새로운 선수들, 용병들도 다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1라운드는 지켜봐야 한다. 새로운 신인급 감독들이 있으니, 저 친구들도 어떻게 보면 매운 맛도 경험해봐야 한다. (웃음) 자기 축구 색깔을 계속할 것인지, 선수에 맞출 건지, 지지 않기 위해 주저 앉아서 수비 축구할 지, 판단하려면 한 라운드는 돌아야 한다. 처음엔 아마 다 같이 달려들지 않을까. 이빨 드러내고 달려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리그 초반 라운드에 우리도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 (최윤겸 부산 감독)

▲ 서보민 성남 주장 ⓒ한국프로축구연맹


◆ 기복 심한 K리그2, 실력 보다 분위기가 중요하다

실력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개개인 기량 보다 조직력과 팀 분위기, 응집력이 중요하다는 것이 승격을 경험해본 이들의 공통된 의견. 최고의 기량을 갖춘 K리그1 선수들과 비교하면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기복을 줄일 수 있는 안정감이 필요하고, 그 안정감의 원천이 원팀이다. 성남의 주장을 맡은 서보민은 K리그2의 강원, K리그1의 포항스틸러스를 경험해보고 그 점을 강조했다.

“클래식(K리그1)과 다르게 하나하나 선수들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보면 챌린지(K리그2)는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경기 뛰다가 실수할 수 있는데, 실수할 때 싫은 소리하지 않고 다같이 뭉치는 팀이 이긴다. 하나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서보민 성남 주장)

“K리그2는 경험상으로 보면 기복이 좀 심하다. 작년을 예를 들면, 대전 같은 경우 경기력이 굉장히 좋았는데 이상하리만큼 승률이 저조했다. 경남은 내용은 별로 안 좋은데 결과가 좋았다. 챌린지 쪽에는 기량만 우수하다고 좋은 게 아니라 어느 팀이 분위기를 타고, 어느 팀이 단단히 똘똘 뭉쳐서 1년 시즌 끌고 가느냐가 관건이다.” (최윤겸 부산 감독)

◆ 1강은 부산, 까다로운 부천, 돌풍 예감은 수원FC-서울E

모두가 다 경쟁이 되지만, 그래도 승격권으로 압축되는 팀은 있기 마련이다. 스스로 목표를 8위로 설정한 이흥실 감독의 안산그리너스를 제외한 9개 팀이 최소한 4위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삼고 승격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한 대전시티즌의 고종수 감독은 5위가 목표라고 했지만, 실제론 그 플레이오프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2018 K리그2 미디어데이 각 팀 감독 목표 현황
아산 박동혁 감독(우승), 수원FC 김대의 감독(승격), 서울이랜드 인창수 감독(4위), 부산 최윤겸 감독(우승), 성남 남기일 감독(3위), 부천FC 정갑석 감독(우승), 대전 고종수 감독(5위), 안산 이흥실 감독(8위), 안양 고정운 감독(4위)

승격 경험자들이 본 경쟁팀은 기업구단 부산을 중심으로 동계 훈련 성과가 좋았던 수원FC, K리그2에서 잔뼈가 굵은 부천FC1995,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모인 아산무궁화 등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 가운데 아산의 경우 군경팀 특성상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우승 경쟁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내가 얘기를 들어보기로는 서울이랜드가 감독이 바뀐 뒤 굉장히 변모됐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수원FC는 (연습경기에서) 대구도 3-0으로 잡고, 상당히 초반 페이스가 좋은 걸로 알고 있다. 세 팀을 꼽자면 나머지 한 팀은 아산이 될 수 있다. 아산은 아무래도 스쿼드가 좋다. 전력이 안정되어가기 시작하면 무서운 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근데 그 팀 역시 (시즌 말 선수 교체 시기에) 흔들리기 시작할 수 있다. 미드필드는 강력하지만 수비 라인에 허점이 발생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최윤겸 부산 감독)

“선수들은 지금 아산이나 수원FC 말을 많이 하더라. 주위 후배들이 그런 생각 갖고 있다. 듣는 소문도 있고 스쿼드도 좋다.” (이종민 부산 주장)

“부천 같은 경우 기존에 끈끈하게 이뤄온 팀이다. 전북도 버거워한다. 이 팀에 대한 것도 연구 많이 해야 한다. 부천을 넘어야 한다. 항상 상위권이다. 늘 4, 5위는 유지하더라. 부천을 넘어야 상위권으로 갈 수 있다. 부천, 수원FC, 아산이 유력한 후보지만, 일단 부천을 넘어야 다른 팀을 상대할 수 있다. 선수들도 가장 까다로운 팀을 부천이라고 한다. 부천을 넘어야 다른 팀이 수월할 것이다.” (남기일 성남 감독)

“부산도 멤버가 굉장히 좋고 수원FC가 동계기간에 클래식 팀과 경기하면 이기더라. 크게 이겨서 아무래도 수원FC를 잡아야 우리가 승격 가능선 많지 않을까. 수원FC를 잡고 싶다.” (서보민 성남 주장)

▲ 이종민 부산 주장 ⓒ한국프로축구연맹


◆ 승격 매직넘버는 19승, 부산-성남이 갖는 자신감

성남 주장 서보민은 스스로 승격 매직 넘버를 설정할 정도로 의욕이 넘친다. 올해 성남 주장을 맡은 만큼 더 꼼꼼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목표는 다이렉트 우승보다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플레이오프 진출 안정권 가려면 18승, 19승 정도는 필요한데 그 목표를 잡고 있다. 챌린지에 오래 있으며 느낀 수치다. 승격한 팀들의 안정권이 19승이었다. 강원도 19승하고 승격했다. 그 정도로 잡고 있다.” (서보민 성남 주장)

*역대 K리그1 승격팀 성적 현황
2013년 상주 (23승 8무 4패, 77점)
2014년 대전 (20승 10무 6패, 70점), 광주 (13승 12무 11패, 51점)
2015년 상주 (20승 7무 13패, 67점), 수원FC (18승 11무 11패, 65점)
2016년 대구(19승 13무 8패, 70점), 강원(19승 9무 12패, 66점)
2017년 경남(24승 7무 5패, 79점)

최윤겸 부산 감독도, 남기일 성남 감독도 이전에 승격했던 강원, 광주보다 여건이 좋은 팀에 왔다며 여유와 자신감을 피력했다. 노하우와 지원이 뒷받침되니 승격을 못할 이유가 없다며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두 팀의 주장도 마찬가지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감독의 위치에 섰을 때 흔들림이라는 것은 승점을 확보했을 때가 아니라 잃었을 때 팀의 색깔을 입힐 수 있느냐에서 지도자의 능력 차이가 나온다. 그럴 때 경험을 무시 못할 것이다. 난 리그를 많이 치러봤다. 경험한 사람과 안 한 사람 차이는 분명 있을 것이다. 지금 부산은 강원이 승격할 때보다 훨씬 좋다. 일단 선수들의 능력이 좋다. 어떤 전술 입히려고 했을 때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이길 수 있는 확률, 좋은 축구 할 수 있는 확률이 그때보다 좋아졌다.” (최윤겸 부산 감독)

“무조건 승격이다 플레이오프는 생각하지 않는다. 무조건 승격이라고 생각한다. 승격하기 위해 왔다. 선수 생활 더 오래하고 싶고, 지금 내가 광주에 있을 때 보다 부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많다.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 (이종민 부산 주장)

“광주는 사실 계속해서 어려웠다. 좋아질 수 있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어려웠다. 선수를 키우면 나가고, 어린 선수들 좋아지면 타 팀으로 가게 되고. 팀 사정상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여건도 안되고. 그런 부분이 굉장히 어려웠는데, 성남은 뭔가 만들어나갈 수 있는 팀이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즐거워하고 경기하면, 팬과 함께 즐거워 할 수 있는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남기일 성남 감독)

“동계 훈련 기간에 남기일 감독님의 축구 색깔을 우리가 입어보니까,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뛰면서 재미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 선수들이 재미있다고 느끼면, 챌린지(K리그2)에서 통하겠다는 생각이다. 짧은 구역에서 패스 경기를 하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다.” (서보민 성남 주장)

*2018 K리그2 개막전 일정

3월 3일 토요일
오후 2시 부산 vs 성남 (부산 구덕)
오후 3시 대전 vs 부천 (대전W)
오후 3시 광주 vs 안양 (광주W)

3월 4일 일요일
오후 3시 수원FC vs 서울이랜드 (수원종합)
오후 5시 아산무궁화 vs 안산 (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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