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수원,취재 조형애·영상 정찬 기자] "휴식 연장 안해주시게되면, 인터뷰 나가는 거 안될 것 같은데(웃음)…"

수원삼성은 '용잡이'였다. 최근 3번 맞대결을 내리 이겼고, 근래 10경기 중엔 딱 1번 진 게 전부였다. 전남드래곤즈에는 유독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2018시즌 들어 처음 만난 전남은 수원이 알던 전남이 아니었다. 결국 '극장 골'은 전남이 터트렸고, 4시즌 만에 개막전 승리 주인공도 전남이 됐다.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클래식) 1라운드. 2-1로 전남이 앞선채 종료 휘슬이 울리자 하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죄다 차디찬 그라운드에 등을 대고 누웠다. 서로 부둥켜 안고 기쁨을 나눈 건 그 다음이었다. 선발 출전해 중원을 사로잡고 번뜩이는 중거리포로 시선도 사로잡은 한찬희(20)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남은 달라져 있었다. 무기력하던 건 옛말. 한찬희는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동계 기간에 정말 훈련을 많이 했어요. 감독님께서 팀플레이를 강조 많이 해주셨는데,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넘쳤기 때문에 결과까지 가져온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도 오늘 하루는 '다 푹 쉬고 즐길 자격이 있다'고 말해주셔서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경기전부터 전남은 부쩍 자신을 보였다. 상대 전력이 보다 강하지만, 어차피 시즌을 치르며 만나야 할 팀이라면 빨리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게 전남의 생각. 유상철 감독은 수원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분석하면서 빈틈을 찾았다고 했다. 한찬희 역시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지난 시즌 막판을 붙든 '패배주의'는 떨쳐냈고 승리에 대한 갈망으로 채웠다면서 웃었다.

"비디오 미팅하면서, 져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강팀, 약팀 이런 생각 없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해요. … 이제 제가 3년차인데 개막전 승리는 처음이에요. 지난해 마지막 14경기 동안 못이긴 것 때문에 승리에 대한 갈망이 강했어요. 그래서 감독님 오시고 나서 변화를 가지고 마음가짐을 새로 했어요. 그렇게 개막전 준비했는데 이겨서 감독님께서도 정말 좋아하시네요."

▲ ⓒ한국프로축구연맹

한찬희는 또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듯 보였다. 보다 세밀해졌고 임팩트는 더 커졌다. 그 뒤엔 유상철 감독의 조언이 있었다. "'한찬희, 한찬희'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잘하면 얼마나 잘할까 궁금했다"는 유 감독은 '재능있는 미드필더가 축구를 쉽게 하는 법'을 일러줬다. 한찬희도 느끼는 바가 있었다.

"이번 경기 뿐만 아니라. 동계 기간에 '디테일'을 요구 많이 하셨어요. 항상 미드필더는 상황을 보고 하라고요. 예를 들면 패스가 오면 돌아서서 전환을 시켜줄 수 있는 그런 패스를 더 생각하고 있으라는 거죠. 아직 100%만족하진 못하지만 인지하고 하려고 있어서 앞으로 더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해요."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 전남의 분위기는 더할나위 없이 좋다. 유상철 감독에게는 휴식을 더 요구할 정도. 한찬희는 승리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의 귀여운 모의(?)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결정된 건 아닌데, 원래는 토요일까지 쉬는 거에요. 그런데 분위기 좋으니까 일요일까지 쉬게 해달라고 전달했어요. 상의하고 식당에서 말해주기로 했는데. 쉬게 해주실 것 같아요. 선수들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시고 그런 분이시거든요! 안주시면, 인터뷰는 나가니까…안될 것 같은데?!"

장난스럽게 라커룸 분위기를 전했지만 팀 성적을 누구보다 생각하는 한찬희다. 영플레이어상도 아시안게임 승선도 개인적으론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전에 팀 성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 또 강조했다.

"팀도 어느 정도 상위스플릿 이상 진출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팀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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