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의 환호, 투톱으로 이겼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투톱 사랑이 지극한 최강희 감독의 뜻대로 공격수 2명을 세운 전북을 '자주' 볼 수 있을까.

전북 현대는 1일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1라운드에서 울산 현대와 맞대결을 펼쳤다. 전북은 2-0 승리를 거두고 개막전 승리를 신고했다.

'닥공'이라는 전북다운 승리였다. 시즌 첫 경기부터 생소한 4-4-2를 들고 나와 울산의 견고한 수비진을 끊임없이 두드려서 끝내 이겼다. 이동국 스스로가 '운이 따랐다'는 세트피스 득점이 터지긴 했지만, 전북이 공세를 유지하지 않았다면 만들 수 없었을 골. 전북다운 경기였다.

◆ 투톱의 힘이 있다…호흡은 아직

'닥공'의 팀 전북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최전방에 김신욱과 아드리아노를 동시 출격시켰다. 최강희 감독은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투톱을 선택했다"면서 "홈에선 공격적인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특성이 있어서 위협적일 것"이라던 최 감독의 예상처럼 김신욱이 수비를 등지거나 공중볼을 다투면서 '포스트'가 됐다면, 아드리아노는 수비수가 까다로워하는 배후 공간으로 움직였다.

과제는 투톱끼리 호흡. 김신욱과 아드리아노가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장점이 뚜렷한데 서로를 이용하는 장면은 거의 없었다. 최 감독도 "경기력이나 운영, 조직력에서 만들어야 할 부분이 많다. 김신욱-아드리아노 조합은 훈련이나 경기가 많지 않아 더 맞춰야 한다"면서 투톱 카드가 나아질 점이 많다고 밝혔따.

또 하나의 문제는 울산의 수비도 견고했다는 것. 전반전 내내 중거리 슛을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해야 했다. 울산이 워낙 페널티박스 앞을 단단하게 지키고 섰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최 감독은 투톱에 변화를 줬다. 전체적 틀을 바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세를 강화했다. 후반 15분 아드리아노와 손준호를 빼고 이동국과 티아고를 투입했다. 오른쪽 측면에 배치됐던 이재성이 중앙으로 이동했다. 공격에 무게를 더 싣겠다는 뜻이었다.

▲ 키플레이어 이재성(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

◆ 수비 밸런스가 불안해…이재성이 측면에 배치된 이유

전북은 보통 4-1-4-1 포메이션을 쓴다.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중원에 3명이 배치된다.4-4-2는 중원에 2명의 미드필더만 배치한다. 전북 역시 중원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최 감독이 "공격할 땐 김신욱이 전진해 아드리아노와 함께 부담을 주고, 수비할 땐 많이 도와줘야 한다"면서 김신욱의 임무를 중요하게 꼽은 이유다.

4-4-2에서 이재성은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수비 밸런스다. 중원 싸움은 오른쪽 측면의 이재성이 중앙 쪽으로 적극적으로 이동해 해결했다. 이재성은 "수비적으로 밸런스가 불안하다. 측면에 배치됐지만 중앙으로 자주 이동해서 미드필더처럼 경기를 풀어달라고 요구하셨다"고 설명했다. 측면 미드필더가 빠져나간 공간에선 풀백들이 전진했다. 이재성은 "저는 아무래도 스피드 있는 선수가 아니고 중앙으로 가서 연계 플레이를 한다. 철순이 형을 비롯해서 사이드백들이 올라갈 공간이 많다"고 말했다.

4-4-2 포메이션은 중원에 2명만 배치한다. 여기에 전북은 전방 압박을 활발하게 펼치는 팀이라 수비 뒤 공간을 노출하는 것도 약점이다. 일단 우려와 달리 중원 싸움에서 밀리거나, 역습서 고생하지 않았다. 최전방부터 성실하게 압박을 펼쳤고, 이재성 카드가 적중한 덕분이다.

여기서도 문제점은 있다. 이재성이 측면에 배치되면 파괴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이재성은 후반전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뒤 훨씬 좋은 활약을 했다. 최 감독 역시 "이재성은 팀에서는 당연히 중앙에 서야 한다. 4-4-2를 썼을 때 수비 밸런스를 고려하거나,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오면서 좋은 것을 만들 수 있다. 사이드와 중앙 모두를 쓸 계획이다. 되도록 중앙에 쓰겠지만, 투톱을 쓸 때는 조금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2018년 전북은 투톱을 원한다

 "4-4-2하고 4-1-4-1, 4-2-3-1에 따라 경기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경기처럼 미드필드 싸움에서 불리할 수 있지만, 특징 있는 세 선수가 있어서 홈에서 적극적으로 경기할 생각이다."

최 감독은 4-4-2를 계속 쓰고 싶어했다. 지난 시즌에도 몇 차례 시도를 했다. 하지만 중원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 지난 시즌 최전방 공격수인 이동국, 김신욱, 에두가 모두 힘이 좋은 정통파 스트라이커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4-1-4-1이 주 전술이 된 이유다.

문제점은 해결됐다. 이재성을 측면에 배치하고 중앙을 오가도록 하는 것, 아드리아노의 합류로 투톱도 전술적 다양성을 얻었다. 그리고 앞쪽부터 상대를 강하게 누를 수 있다는 점은 전북 스타일에 '딱' 맞는다. 지난달 전력이 떨어지는 키치SC와 경기에선 아예 3-1-4-2 포메이션을 썼다. 전북은 어영부영 승점이나 따는 경기를 원하지 않는다. 압도하고 승리하길 원한다. 당연히 공격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고 최전방에 많은 수를 두는 전술은 경우에 따라 쓸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즌엔 4-4-2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플랜A라고 보긴 어렵지만 중요도 높은 플랜B로는 볼 수 있다. 목적은 확실하다. '닥공'을 더 강력하게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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