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을 잘 익은 열매라고 표현한 세징야. ⓒ정찬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과일로 표현하면 조금 더 잘 익은 과일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 세징야

대구FC는 외국인 선수를 잘 뽑는 구단으로 알려졌다. 조나탄 하나만 성공했다면 '운'으로 치부될 수도 있었지만, 세징야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이야기다. 지난 시즌에도 주니오와 에반드로도 뛰어난 활약에 다른 팀들의 관심을 받고 각각 울산 현대와 FC서울로 떠났다. 세징야는 2016년 대구가 K리그2(챌린지)에 있을 때 팀에 합류한 뒤 승격을 이끌었고, 지난 시즌에는 K리그1(클래식) 잔류를 이끌었다. 그는 두 시즌 동안 63경기에 출전해 18골과 15도움을 올렸다.

벌써 한국에서 그리고 대구에서 3년. 조금 더 익숙해졌고 그래서 조금 더 성숙했다. 세징야가 자신을 '잘 익은 과일'에 빗댄 이유다. 세징야는 올해도 대구의 중원에서 든든히 힘을 보탤 계획이다.

전지훈련이 한창이던 지난달 19일 제주 서귀포에서 대구의 '잘 익은 과일'을 만나, 한국 축구 그리고 대구FC에 대해 물었다. 경기장에서 불같은 성질을 보이기도 하지만, 경기장 밖의 세징야는 차분하고 예의가 바른 청년이었다.

다음은 세징야와 일문일답.

▲ 세징야는 전지훈련 동안 발목이 좋지 않아 본격적인 훈련 대신 재활을 했다.

3년차를 맞는다. 소감이 어떤가.
과일로 표현하면 조금 더 잘 익은 과일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경험도 쌓이고 한국 축구도 잘 알게 됐다. 경험과 나이가 쌓이면서 더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축구가 어떻다고 생각하나. K리그1과 K리그2에도 차이가 있나.
K리그2는 역동적이라고 생각했다. K리그1은 역동적이면서도 선수들 개개인의 질이 높다고 생각했다. K리그2에선 개인 실수도 볼 수 있었고 거기서 실점이 나왔는데, K리그1은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것 같다. (한국 축구의 특징은 역동성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공격을 하고 있다가 빼앗기면 바로 수비를 하는, 속도가 빠른 축구다. 체력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으면 한국 축구는 쉽지 않다.

새로운 브라질 출신 두 선수의 적응에 도움을 줘야 할 것 같다.
원래 있던 선수들도 기대에 부응했듯이 지안과 카이온도 잘 적응하리라 기대한다. 내가 알고 있는 한국 축구를 전달해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특히 지안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나이도 어리고 아시아 축구 자체가 처음이라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 그래도 카이온은 한 번 한국에 왔었기 때문에, 한국 축구를 그래도 알고 있다. 카이온에게는 대구의 축구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 어떤 식으로 경기를 운영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 세징야는 대구의 전담 키커지만, 안드레 감독의 프리킥에 자신이 아직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대구FC

감독님이 키플레이어라고 하더라. 투톱 아래서 공을 뿌려야 하는 위치다. 거친 견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설명해달라. 그리고 자신이 대구에서 어떤 임무를 맡는지, 또 무엇이 강점인지 말해준다면.
굉장히 거친 몸싸움을 당하는 위치다. 공을 자주 잡고 조율하면서 공격을 어떻게 이끌지 고민해야 하는 위치다. 팀을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거친 파울도 자주 당한다. 상대보다 미리 생각하고 판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료가 어디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어디로 공을 줄지, 어떻게 돌아서야 할지 미리 살폈다. 빨리 패스를 하거나 수비수들을 돌파할 수 있었다. 그래서 수비수들보다 빠르게 움직여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었던 것 같다.

K리그에서 상대했던 수비형 미드필더 가운데 강하다고 느꼈던 상대가 있었나.
모든 팀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다 거칠었다. 지난 시즌 가장 많은 파울을 당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던 것 같다.

파울을 많이 당하는 선수다. 그래서 지난해 선수들과 기싸움을 벌일 때가 있었다. 불필요한 경고를 받을 때도 있었던 것 같다. 올해는 조금 더 성숙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팀에 미안하기도 하다. 성격상 가위바위보도 지기 싫다. 경기장에서도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니, 공을 다투는 장면이나 꼭 제쳐야 하는 상황이 오면 강한 승부욕이 발휘된다. 순간적으로 열이 나서 좋지 않은 행동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시즌 말엔 그런 장면을 많이 줄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감정 조절을 잘 하려고 한다. 상대가 파울을 해도 오뚝이처럼 일어나서 다시 시도하겠다.

한국 생활을 적잖이 했다. 한국이란 어떤 곳이고, 또한 대구라는 팀은 어떤 의미인가.
첫 해에 왔을 때부터 팀에서 사랑으로 대해 주셔서 적응이 빨랐다. 사실 내가 브라질에서 그리 유명한 선수도 아니었는데, 잘하든 못하든 구단 분들도, 팬들도 격려해주셨다. 2년을 보내면서 한국 팬들에게 응원을 받으면서, 한국이 정말 좋아졌다. 그래서 적응이 잘할 수 있었던 것 같고, 경기력도 좋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음식은 힘들었다. 한국 음식이라서는 아니고 브라질에서도 음식을 가리는 편이다. 구단에서도 음식 문제는 잘 도와주고 있어서 괜찮다. 항상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한다.

대구에서 뛰는 어려움 중에 하나는 더위일 것 같다. 문제는 없나.
브라질 자체가 덥고, 고향은 워낙 덥다. 한국에 올 때 겨울에 들어와서, 영하 10도의 추위에 날씨를 오면 너무 춥다. 그러다가 대구의 여름을 만나면 '덥다'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금방 익숙해지는 것 같다.

다른 선수들 중 키플레이어를 뽑는다면?
두 외국인 선수(지안, 카이온)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황순민의 패스 능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수비의 한희훈도 뒤에서 팀을 리드한다. 그처럼 많은 에너지를 내는 선수와 한 팀에서 뛰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김진혁도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했는데도 그런 기량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말 놀랍다.

이번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물론 해왔던 대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팀의 목표를 위해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 목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싶다. 그것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구체적인 수치로 말한다면 10골 10도움이 목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