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율 ⓒ맥스FC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국내 입식격투기 단체 맥스FC(MAX FC) 파이터 김소율(22, 평택 엠파이터짐)이 종합격투기 파이터들을 도발한 게 지난해 12월 29일.

홍콩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후였다.

김소율은 "맥스FC 챔피언이 목표지만, 그 후엔 종합격투기에서도 활약하고 싶다"며 "이예지는 물론, 국내 어느 선수와 맞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나도 미완성 단계지만, 현재 여러 여성 선수들 역시 타격이나 그라운드 어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벅차 보인다. 주 무기인 타격으로 국내 종합격투기 선수들을 정리해 나가고 싶다. 국내 종합격투기 수준을 한 단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말이 한 파이터를 무척 불편하게 했다. 국내 종합격투기 단체 TFC 소속 여고생 파이터 서지연(18, 더짐랩)이 일어났다.

서지연은 페이스북에서 "김소율, 나와 붙어 보자"고 말해 오다가, 지난달 23일 TFC 17에서 장현지를 3-0 판정으로 꺾은 뒤 방송 인터뷰에서 김소율을 '콜' 했다. "다음 경기는 기회가 된다면 SNS로 연락해도 답장이 없는 김소율과 싸우고 싶다"고 외쳤다. 공식적으로 대결 의사를 알린 것. 

이번엔 김소율 차례. 하지만 김소율은 서지연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반응했다. '무시 작전'이었다.

지난 2일 서울 염창동 골든서울호텔에서 열린 맥스FC 12 계체에서 "서지연이 방송에서 대결을 요구했다.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웃으며 "그런 것도 했나?"라고 반문하더니 "너무 관심이 없었다. 오늘부터 (서지연에게) 관심 가져 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지연이 먼저 맥스FC로 넘어와 도전하면 받아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TFC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소율과 서지연은 맥스FC와 TFC에서 키우고 있는 간판 여성 파이터. 단체 사이 협의 없이는 맞대결이 불가능하다.

맥스FC 관계자는 "우리는 국내 최고의 입식격투기 단체다. 종합격투기 단체 최고가 와야 하지 않을까?"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직접 도전 의사를 밝힌 쪽에서 와야 한다"고도 했다.

3일 서울 등촌동 KBS아레나에서 열리는 맥스FC 12에서 김소율이 최하늘을 이기고 또 어떤 말을 꺼낼지 관심을 모은다.

일단은 눈앞의 경기에 집중한다. 김소율은 "최하늘이 계체를 실패해 2점 감점을 받았지만 내가 계체를 실패해 감점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KO로 경기를 끝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율은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 탓에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많이 당했지만 운동으로 이를 극복했다. 이제는 '불도저'라는 링네임을 가질 정도로 저돌적으로 싸우는 여전사가 됐다.

서지연은 지난해 프로로 데뷔해 벌써 4승 2패 전적을 쌓은 유망주다. '케이지 김연아'라는 링네임이 화제다. 나긋나긋한 말투 속에 날카로운 칼을 숨기고 있는 싸움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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