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 축구 중계는 '라이브'가 생명이다. 생방송을 사수하면 '스포일러' 걱정이 없다. 스포티비뉴스는 경기를 미리 보면서 약간의 '스포'를 뿌려 볼 생각이다. 잉글랜드 북서부를 대표하는 두 명문이 맞대결을 펼치는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경기를 'SPO일러'로 전망한다.

*경기 정보: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맨체스터유나이티드vs리버풀, 2018년 3월 10일 밤 9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

◆ NORTHWEST DERBY: 통산 200번째 맞대결…2위 싸움이라지만,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빅매치 가운데 하나일 뿐." -맨유 주제 무리뉴 감독 / "2위와 3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리버풀 위르겐 클롭 감독

두 팀의 감독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경기가 중요하다면서도, 중요한 경기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밝혔다. 요컨대 이번 경기로 시즌 순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맨유는 승점 62점으로 2위, 리버풀은 승점 60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근소한 차이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맨유가 이기면 승점은 5점 차로 벌어지지만 리버풀이 이긴다면 순위를 뒤바꾸게 된다. 토트넘이 따라오고 있어 순위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무리뉴 감독과 클롭 감독이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시즌 전체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경기의 부담감을 높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두 감독은 모두 경기에 집중해서 승리를 따내려고 할 것이다. 치열한 순위 다툼만큼 지금까지 경기 양상도 치열했다. 지난 4번의 맞대결에서 계속 무승부를 거뒀다.

무엇보다 자존심이 걸려 있는데 물러설 수는 없다. 전통의 라이벌,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역사를 써내린 두 팀 모두 승리를 원하고 있을 터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200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있기에 승리로 마무리 짓고 싶은 생각은 간절할 것이다. 역대 전적(199경기)에선 맨유가 79승, 리버풀이 65승을 거두고 있고 55번은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200번째 승리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 무리뉴vs클롭

◆ MANAGERS & HOME ADVANTAGE: 무리뉴는 클롭에 약하지만, 맨유는 홈에서 강하다

무리뉴 감독은 클롭 감독에게 약하다. 8번 싸워 1승 4무 3패다. 평균적으로 경기당 승점을 0.88점을 얻었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4승 6무 10패 경기당 승점 0.9점)보다도 클롭 감독이 어려운 상대였다. 클롭 감독은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팀에 유난히 강하고, 또한 선수들의 정신력이 강해지는 빅매치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무리뉴 감독도 이제 나름의 대응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뒤 3번 모두 클롭과 비겼다. 3경기에서 1득점과 1실점을 기록했다. 수비적인 운영으로 얻은 결과다. 경기 내용에선 비판이 쏟아졌지만 일단 남는 것은 결과가 아닌가. 일단 이번 경기도 비기면 맨유는 2위를 지킬 수 있다.

맨유가 홈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성적이 좋은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맨유는 리버풀과 치른 홈 경기에서 8번 이기고 2번 비겼고 딱 1번 졌다. 클롭 감독 역시 맨유 2번의 맨유 원정에서 모두 1-1 무승부를 거뒀다. 클롭 감독 자체도 맨유 상대로 1승 4무 1패로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상대 전적은 말한다. 누가 이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 "거기 서라!" 피르미누(오른쪽)을 막아서는 맨유 수비들. 이번 경기에서도 자주 볼 장면이 아닐까.

◆ TACTICS: "버스 세웁니다" 무리뉴 vs "버스 치운다" 클롭 

"리버풀은 아주 좋은 팀이지만 완벽한 팀은 아니다. 리버풀은 장점과 약점을 모두 갖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감독으로서 내 장점은 우리의 약점을 아주 잘 아는 것이다." - 무리뉴 감독

무리뉴 감독이 리버풀의 약점을 '콕' 집어 설명하진 않았다. 물론 리버풀의 강점과 약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워낙 클롭 감독의 축구가 색채가 뚜렷하기 때문. 리버풀은 '전방 압박'이 핵심이다. 강력한 압박을 펼쳐 공을 빼앗으면서 경기 주도권을 쥔다.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전방에서 공을 빼앗으면 빠르게 재역습해 득점한다. 그리고 이러한 강점에서 약점도 자연스레 나온다. 압박을 위해 수비진이 높은 위치까지 전진한다. 필연적으로 수비 뒤 공간이 넓어서 압박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엔 역습에 취약하다.

지금까지 무리뉴 감독도 클롭 축구의 장단점들을 고려해 대응 전략을 짰다. 이른바 '버스'가 등장할 차례다. 두 줄로 수비를 굳히면서 리버풀의 공격 축구에 대항했다. 그리고 소유권을 되찾았을 땐 단순하게 공을 연결하면서 역습을 노렸다. 어차피 리버풀의 재압박이 강력하니 단순하지만 실리적으로 전방으로 때려넣고 한 번의 실수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번엔 어떤 결과가 나올까.

"수비 전술이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상황이 어떨지 알고 있다. 각자 특성이 있는 축구를 한다.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이 있다. 맨유가 공격을 할 땐 모든 선수들이 수비하길 바란다." - 클롭 감독

클롭 감독도 이미 무리뉴 감독과 자주 겨뤄봤다. 어떤 축구가 될지 알고 있다. 그는 공격적인 자신의 축구 철학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는 감독이지만, 다양한 방식의 축구를 또한 존중하는 감독. 무리뉴 감독의 수비 축구를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축구가 더 좋은 축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다. 당연히 타협은 없다.

클롭 감독은 "도박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신중하게 경기 운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무게는 앞에 두되 무리하게 승리를 노리다가 역습에 무너지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모든 선수들이 수비하길 바란다"는 것 역시 역습 대비를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글=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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