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은 '적응기'지만 아드리아노는 인천유나이티드전에서 전북 현대 소속으로 K리그 첫 골을 터뜨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유현태 기자] "3무보다는 2승 1패가 낫죠. 공격적인 경기를 해야 합니다. 승점으로도 그렇고." - '닥공'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

전북 현대는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라운드에서 인천유나이티드에 2-3으로 패했다.

전북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신욱과 아드리아노가 짝을 이뤄 인천의 골문을 노렸다. 지난 시즌에도 여러 차례 시도하려고 했던 전술. 특히 이번 시즌엔 투톱으로 재미를 좀 봤다.

인천과 경기 전에 최 감독에게 '어떻게 인천의 수비를 깨뜨릴지' 그리고 '투톱을 세우는 이유'를 물었다. 최 감독은 "3무보다는 2승 1패가 낫다"면서 "중원 싸움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공격적으로 투톱을 투입해 상대 수비를 부담스럽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닥치고 공격'이라는 전북의 '축구 철학'이 그대로 묻어나는 이야기.

인천전은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최 감독 스스로가 짚었던 문제가 불거진 경기였다. 인천전은 투톱을 내세우고 '풀리지 않을 때'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우선 중원 싸움에서 밀리면서 경기 주도권을 놓쳤다. 투톱 김신욱과 아드리아노도 협력 수비에 막혀 고전했다. 최 감독은 "고슬기가 '프리(free)'가 되는 상태가 많았다. 아드리아노와 김신욱에게 잡아달라고 요구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정혁은 이번 시즌 경기에 출전했다. 정혁이 전진했을 땐 파울로 끊든지, 사람을 넘어뜨리면서 수비가 안됐다. 흐름도 깨지고 분위기도 안 잡혔다"고 경기를 분석했다.

투톱의 호흡도 매끄럽지 않았다. 선발 투톱 김신욱과 아드리아노가 서로를 활용하는 장면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신욱이 제공권과 몸싸움을 가진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라면, 아드리아노는 순간적인 움직임과 침투가 강점인 '골 사냥꾼' 타입. 서로 호흡만 잘 맞춘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아직 두 선수는 따로 노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 감독이 "팀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성적이 나서 강해 보인다"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천이 김신욱에 대한 봉쇄에 신경을 쓴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인천 이기형 감독은 "투톱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며 "훈련의 7,80%는 거기에 맞춰 준비했다. 김신욱은 알고도 대응하기 힘들다. 대비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인천은 김신욱이 점프를 하기 전에 괴롭혔다. 김신욱이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하자 헤딩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김신욱이 묶이니 자연스럽게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 공격적인 축구를 강조하는 최강희 감독은 투톱을 꾸준히 가동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패배는 아프지만 투톱은 여전히 전북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다. 이유는 전북이 지향하는 축구가 바로 공격적인 축구, 팬들이 즐거운 축구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지난 1월 전지훈련 인터뷰 당시 "우리도 물러서면 0-0은 쉽고 1-0도 가끔 나온다. 그건 전북의 색이 아니고 팬들도 원치 않는다"면서 공격 축구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홈에선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 템포도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라고 설명했다.

전북은 인천전 전까지 2018년 들어 치른 공식전 4경기에서 승리만 4번 거뒀다. 시즌 초반은 아주 좋았다. 실점이 5점으로 적지 않았지만 이를 상쇄한 것은 더 화끈했던 공격력이다. 무려 4경기에서 17골을 폭발시켰다.

투톱이 적중한 결과다. 최강희 감독도 "4-1-4-1을 전북에 가장 잘 맞는 포메이션"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번 시즌엔 '투톱'으로 재미를 봤다. 지난달 가시와 레이솔전에서는 4-1-4-1로 시작해 경기가 풀리지 않자, 4-4-2로 전환해 3-2 역전승했다. 키치SC전에선 아예 3-1-4-2 형태로 공격에 힘을 잔뜩 주고 나서 6-0으로 완승했다. 지난 1일 울산현대와 K리그 개막전에서도 4-4-2를 썼다. 6일 톈진 취안젠전에서도 4-1-4-1 형태로 경기를 시작했다가 이동국과 아드리아노를 교체 투입하면서 투톱 형태를 점검했다. 전북은 투톱을 내세워 공격적인 경기를 운영해 계속 골을 잡아내면서 결과를 만들었다.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4-4-2는 수비 간격을 좁혔다가 역습을 펼치는 팀이 주로 선택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북의 4-4-2는 조금 더 공격적이다. 라인을 높여 경기를 운영하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적극적으로 골을 다투기 위한 전술이다.

최 감독은 울산전 뒤 "경기력이나 운영, 조직력에서 만들어야 할 부분이 많다. 김신욱-아드리아노 조합은 훈련이나 경기가 많지 않아 더 맞춰야 한다"면서 투톱 카드가 나아질 점이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격수들이) 다른 특성이 있어서 위협적일 것"이라는 최 감독의 공언을 경기장에서 현실로 만드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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