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는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라운드에서 인천유나이티드에 2-3으로 패했다.
시즌 첫 패배. 하지만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최 감독은 "적당한 시기에 잘 졌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대체 왜 최 감독은 패배가 '적당한 시기'였다고 했을까.
집중력과 정신력의 문제가 가장 컸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경기에 비해 집중력과 정신력이 떨어진 상태였다"고 꼬집으면서 인천전에서 선수들의 방심을 에둘러 꼬집었다. 벌써 4연승. 지난 경기에선 6골을 넣고 알렉산드레 파투, 악셀 비첼 등 세계적인 스타가 있는 톈진 취안젠을 완파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 문제였다. 자신감이 넘쳤다. 전북이 강해서 정신력엔 빈틈이 생겼다.
전북은 인천을 쉽게 상대하려고 했다. 공을 '단번에 빼앗으려는' 듯 쉽게 전진했다. 평소 전방 압박을 즐기는 전북이지만, 인천을 상대로는 잘 먹혀들지 않았다. 평소 전북의 압박에 비해 촘촘하지 않았다. 인천은 전북이 달려드는 움직임을 역이용해 반격했다. 최 감독도 "수비수들이 간격이나 애매한 패스를 시도할 때 위치 선정이 좋지 않았다. 수비수들이 리듬을 끊어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됐던 것 같다"고 수비를 평가했다.
전북은 4-4-2 포메이션을 쓴 것은 문제를 부채질 했다. 투톱을 써서 전방에 힘을 잔뜩 주고 나섰지만 경기는 전북의 페이스가 아니었다. 전북은 인천을 전방부터 압박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고슬기-한석종-아길라르, 인천의 중원 조합은 서두르지 않고 경기를 운영했다. 인천의 풀백 김용환과 최종환도 침착하게 전북의 압박에 대처했다. 압박을 한 번만 벗어나면 넓은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 드리블하기에도 공간은 충분했고, 수비진의 뒤에 펼쳐진 공간은 빠른 발과 기술을 갖춘 문선민과 쿠비가 뛰놀기에 딱 좋았다.
오히려 4연승에 가려졌던 전북의 보완점을 발견하는 기회였다. 최 감독은 경기 전 "팀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성적이 나서 강해 보인다"면서 현재 전북이 약점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선수들 역시 모든 것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터. 최 감독은 "축구는 잘하고 있을 때 어렵다는 것을 선수들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이른 시점의 패배지만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우승이 걸린 시점에서 나온 '결정적인 패배'는 아니다. 최 감독 역시 "시즌 초반이고 아직 리그에서는 만회할 수가 있다"면서 "패인을 분석하고 빨리 팀을 추스리겠다"고 말했다. 시즌은 이제 막 시작했고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전북도 더 단단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