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이 리그 2연승을 달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그 누구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게 포항스틸러스고, 또 최순호 감독이다. 큰 그림 속, 제 컬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 늘 그들의 '포항 부심'으로 보였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귀를 의심하는 말을 들었다. 포항이, 최순호 감독이 '결과론'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진짜 과정을 중시했는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어요."

포항 축구는 효율을 먹고 2승을 챙겼다. 보기 좋게 예측이 빚나가는 경기들이 속출했던 2018 K리그1 2라운드에서도 포항은 승점 3점을 손에 쥐었다. 흘린 승점 없이 모조리 싹싹 쓸어 담고 있는 포항. '챙길 수 있을 때 챙겨두자'는 게 '결과론' 그 시작이다. 올시즌은 보다 높은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 '이기는 축구' 하겠다는 포항, 목표 '3위' 있기에

포항의 초점은 결과에 맞춰져 있다. 특히 개막전은 더욱 더 그랬다. 최순호 감독은 "경기전 아예 결과론을 공표했다. 홈 개막전이고, 리그 첫 경기이고, 상대가 지난해 애를 먹였던 대구FC였기 때문에 이기고 가는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과정은 좋을 수가 없었다. 전략상으로는 이겼으니까 성공이다."

포항은 결정력으로 승리를 안았다. 말그대로 이기는 축구였다. 퍽 답답할만한 경기력으로 경기를 끌어가다 잡은 기회 마다 골을 터트리고는 3-0 승리를 안았다. 최순호 감독은 선수단 변화가 큰 상황에서 경기력까지 동시에 가져가는 건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상위스플릿 진출을 넘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을 노리는 데, 우선 순위를 '결과'에 뒀다.

"올해 같은 경우는 기본적인 승점은 다 챙기면서 가야 한다. 전력상으로 전북현대, 울산현대가 강하고 나머지는 혼전이 될 수 있다. 미디어데이에서 목표를 3위라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

개막 전 물음표를 안긴 조직력은 확실히 경기를 거듭하면서 나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포항 관계자는 "선수들이 생각하는 조직력이란 그 차원이 보다 높다. 동료들이 움직이는 습관까지 파악해 발을 맞추는 것을 조직력이라고 생각한다. 전술에 따른 조직력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나아졌다고 본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 전남과 치른 제철가 더비. 포항은 3-2 승리를 거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돌아온 수비, 그리고 여러 해결사' 꽃피는 희망…관건은 '일관성'

결과를 노래하며 맞은 2라운드. 포항은 보다 빠르게 '재미'도 잡았다. 전남드래곤즈와 치른 '제철가 더비'는 90분을 하루에서 빠르게 지워버렸다. 1-0, 1-1, PK 선방, 2-1, 3-1, 3-2. 그야말로 명승부였다.

1,2라운드를 치르며 포항은 굳건한 수비와 해결 능력을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수비가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데다, 레오가말류부터 김승대 이광혁 제테르손까지 확실한 해결사가 있는 게 포항에겐 긍정적이다. 신입생들의 적응도 이상무. 최순호 감독이 전지 훈련부터 만족을 드러냈던 레오가말류는 선굵은 축구의 방점을 찍고 있고, 제테르손도 김승대와 호흡을 자랑하며 첫 골을 신고했다. 센터백 하창래는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낙점받았다. 최 감독은 "중앙 수비는 상대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는 스쿼드가 됐다. 하창래는 훈련을 해보니 굉장히 영리하고 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합격점을 주기도 했다.

조직력에 대한 최순호 감독 자체 평가는 75점. 남은 25점은 K리그1 팀들을 한 번씩 만나는 과정에서 채워갈 생각이다.

관건은 '일관성'이다. 최순호호는 지난 시즌 초반 선전하다 중후반기 들어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결국 목표 달성에 실패한 아픈 경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데자뷰에 대한 불안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최순호 감독은 "올해 그렇게 굴곡있을 것 같지 않다. 꾸준할 것"이라고 자신해 보였다. '업그레이드 됐다'는 선수단이 기술적, 전술적 보완과 함께 이기는 경험을 쌓다보면 목표에 근접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내용은 오히려 지난해 보다 안좋은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승부에서는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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