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 대표 팀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열리는 3월 A매치 기간에 소집될 선수 23명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3월 A매치 기간에서는 기존의 조직력을 높이는 동시에, 최근 경기력을 올리고 있는 몇몇 선수들의 점검을 겸한다.
이번 대표 팀에서도 핵심은 손흥민(토트넘)이다. 연일 유럽에서 골 소식을 보내고 있다. 명단 발표일인 12일 새벽에도 2골을 터뜨리면서 4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2017-18시즌에만 18골을 터뜨렸다. 당연히 손흥민 활용법은 신태용호의 공격 완성도를 좌지우지할 중요한 요소다.
신태용 감독은 "4-4-2를 기본으로 놨을 때 손흥민을 공격수로 혹은 측면에 놨을 때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누가 손흥민의 파트너가 될 것인지. 또 측면으로 빠져 나가면 누가 공격수로 나설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어 "다른 팀들이 정보를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뭘 쓰겠다고 딱 말하긴 어렵다"면서 이유를 밝혔다. 우리 전력의 핵심인 손흥민을 어떻게 쓸지 미리 알려주기 싫다는 뜻이다.
또 하나의 초점은 손흥민과 짝을 이룰 선수들이다. 신 감독은 즉답을 피했지만 선수 구성을 보면 손흥민 활용법을 볼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A매치에서 최전방에 배치됐다. 콜롬비아전에서 이근호와 짝을 이뤄 수비 가담과 함께, 빠른 역습을 펼치면서 2골을 모두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전임 감독 체제에서 측면에 고립됐던 것을 고려하면 '몸에 맞는 옷'을 입었다.
신 감독이 "80% 확정됐다"고 밝힌 이번 23명 명단에서, 공격진에는 손흥민을 제외하고 김신욱, 황희찬, 이근호가 이름을 올렸다. 높이와 힘에서 강점이 있어 손흥민과 다른 스타일인 김신욱은 그 자체로 강점이 있다. 하지만 황희찬과 이근호는 속도와 활동량이 장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황희찬은 조금 더 중앙 지향적인 선수이고, 이근호는 측면까지 폭넓게 움직이는 것이 차이점. 신 감독은 "황희찬은 직접 보니 좋았다. 김신욱이나 손흥민은 최근 활약이 좋다. 팀에서 뛰면서 활약이 좋은 선수를 뽑았다"면서 만족감을 표했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투톱 전술이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가동될 가능성이 크다. 김신욱 역시 활동량이 많고, 전북에서 활약하면서 수비 가담이 몸에 익은 선수다.
신 감독은 손흥민의 맹활약을 두고 흥분과 우려를 모두 밝혔다. 최근 흐름이 '너무' 좋기 때문. 신 감독은 "지금같은 경기력을 월드컵 때 보여주면 좋겠다. 원톱, 왼쪽 윙 등 어떤 위치에서든 좋은 활약을 하고 골도 많이 넣고 있다. 스스로도 흥분된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동시에 "1년 내내 좋은 흐름을 이어 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지금 몸 상태가 최고조인데, 유럽 선수들은 시즌을 마쳐 컨디션이 떨어진다. 시즌이 끝나가는 피로도가 쌓이면서 집중력과 컨디션이 저하될까봐 걱정이 된다"면서 걱정도 내비쳤다.
축구는 골로 말한다. 득점이 없으면 아무리 잘해도 무승부다. 손흥민은 스웨덴, 멕시코, 독일의 강력한 수비진을 꿰뚫을 신태용호의 날카로운 창. 어떻게 쓸지를 안다면 상대도 대처할 수 있다. 그의 활용법을 '말할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