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왼쪽)와 마이클 초이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마이클 초이스는 조용하고 느긋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초이스는 굉장히 좋은 선수고 올 시즌에도 많은 홈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성격. 장 감독은 "팀의 중심 타자인 만큼 세리머니도 크고 아쉬우면 표현도 했으면 좋겠는데 너무 순둥이다. 악바리 같은 느낌을 상대에게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초이스의 올해 변화는 신선하다. 초이스는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와 치른 시범경기에서 3회 1사 후 김민우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포를 때려냈다. 이어 2사 후 박병호도 똑같은 코스로 비거리 125m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박병호가 베이스를 돌아오자 초이스는 박병호와 세리머니를 하며 그를 반겼다.

초이스가 기쁨을 표현하며 동료와 세리머니를 하는 것은 지난해 없던 일. 예전부터 외국인 선수들과 통역 없이 대화할 정도로 외국어 소통 능력을 갖춘 데다 외국인 선수들을 살뜰히 챙기는 박병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초이스와 친해졌다. 함께 캠프를 보내면서 초이스가 시즌 때 할 세리머니를 제안했다.

박병호는 15일 스포티비뉴스에 "특별한 계기나 의미는 없지만 세리머니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며 수락 이유를 밝혔다. 양팔로 'X(엑스)자'를 그리는 세리머니는 초이스가 최근 영화 '블랙 팬서'를 보고 만들었다. 둘의 세리머니를 본 동료 제이크 브리검은 "두 근육질 선수의 팔을 보니 영화 '300'에 나오는 전사들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병호는 15일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가 우천 취소되자 외국인 선수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낯선 나라의 낯선 도시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반가운 '구세주'다. 마음을 열 수 있는 현지인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일. 초이스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친밀한 사람"이라고 박병호를 표현했다.

지난해 9월에만 19경기에서 11홈런을 친 초이스와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가 가세한 넥센 타선은 시범경기 2경기에서 벌써 6개의 팀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 SK 와이번스 못지 않은 홈런 군단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초이스와 박병호가 '흥' 넘치는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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