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 피했다."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피하고 싶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AC 밀란전 3-1 승리 후 남긴 말이다. 그 꿈이 이루어졌다.

16일(한국 시간) 유로파리그 8강 대진이 스위스 니옹에서 열렸다. 8강 진출 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아스널(잉글랜드), 마르세유(프랑스),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라이프치히(독일), 라치오(이탈리아), CSKA 모스크바(러시아), 황희찬이 있는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로 단 한 리그도 두 팀 이상의 8강에 진출시키지 못했다.

단 한 팀을 제외한 7개팀의 생각은 같았을 것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피하고 싶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에서 조 3위로 탈락해 유로파리그 녹아웃 스테이지로 떨어졌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팀이 유로파리그로 떨어졌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노린 팀들은 갑자기 튀어 나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경쟁팀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아트레티코 마드리드는 한 차원 다른 실력을 보여주며 연전연승했다. 32강에서 FC 코펜하겐(덴마크)을 상대로 1,2차전 합계 5-1, 16강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러시아)를 상대로 1,2차전 합계 8-1로 대파했다. 수준 자체가 달랐다. 당연히 8강에 진출한 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만 피하고 싶었다.

벵거 감독은 AC 밀란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만나고 싶지 않다"며 대놓고 피하고 싶다고 했다. 벵거 감독의 간절한 기도가 있었는지 결국 그의 소원은 이뤄졌다.

아스널은 CSKA 모스크바(러시아)를 만났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보다 확실히 수월한 상대다. 사실상 유로파리그 하나만 보고 있는 아스널이다. 리그컵은 준우승에 그쳤고, FA컵은 일찌감치 2부리그 팀인 노팅엄에 덜미가 잡혔다. 리그는 우승은 이미 멀어졌고 4위 진입도 힘든 상태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서라도 유로파리그 우승이 필요하고, 부임 후 가장 심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벵거 감독은 자신의 생명연장을 위해서라도 우승이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피한 것은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 유로파리그 8강 대진 ⓒ UE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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