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만난 부폰과 호날두 ⓒ UEFA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운명의 장난일까? 일 년도 되지 않아 다시 그들이 만났다.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 추첨이 16일(한국 시간) 스위스 니옹에서 열렸다. 바르셀로나와 AS 로마, 세비야와 바이에른 뮌헨, 유벤투스와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과 맨시티의 대진이 성사됐다.

가장 주목되는 대진은 유벤투스와 레알 마드리드다. 1차전은 유벤투스의 홈에서 먼저 열린다.

이 대진이 지난 시즌 결승의 리벤지 매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6월 4일 유벤투스와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만났다. 막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올라온 유벤투스와, 엄청난 화력의 힘으로 올라온 레알 마드리드로 방패와 창의 대결이었다.

모든 이들의 기대를 키운 매치업이었지만 결과는 의외로 싱거웠다. 창이 방패를 쉽게 뚫어버렸고 창의 중심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었다. 호날두는 선제골을 포함해 멀티골을 터뜨렸고 레알 마드리드의 4-1 완승으로 끝났다.

유벤투스 최후의 보루이자 수비의 중심 잔루이지 부폰은 무려 4골이나 허용했다. 유벤투스가 결승전 전까지 조별 리그와 녹아웃 스테이지 4강까지 모두 포함해 치른 12경기에서 허용한 실점이 3점이었다. 결승전 한 경기에서 12경기에서 허용한 실점보다 많은 골을 줬다.

호날두와 부폰의 대결로 압축된 경기에서도 호날두가 멀티골을 넣으며 판정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이들의 대결이 더욱 주목된 것은 부폰과 빅 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의 인연 때문이었다. 인연이 있어서 주목된 것이 아니라 인연이 전혀 없어서 주목받았다. 부폰은 데뷔 이래 숱하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딱 한 개만 얻지 못했는데 그것이 바로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빅 이어'다.

▲ 지난 시즌 결승에서 만난 부폰과 호날두
지난 시즌 결승을 앞두고 부폰이 드디어 빅 이어를 안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으나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던 호날두가 막아섰다. 은퇴를 거론할 당시였기에 부폰은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이야말로 부폰은 마지막 시즌이다. 부폰은 시즌이 끝나면 현역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탈리아 국가 대표는 이미 은퇴를 한 상태다. 부폰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부폰은 유일하게 얻지 못한 트로피 '빅 이어'를 다시 노린다. 그리고 그 앞을 마치 데자뷰처럼 호날두가 있는 레알 마드리드가 막아서고 있다. 호날두는 시즌 초반 부진이 심했지만 어느덧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챔피언스리그의 경우 조별 리그부터 활약했다. 12골로 독보적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비삼 벤 예데르(세비야)와 4골 차이다.

부폰이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 그토록 인연이 없었던 ''빅 이어'를 얻고 은퇴한다면 어느 누구도 쓸 수 없는 감독의 드라마를 쓰고 떠나게 된다. 하지만 호날두와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는 다른 선수 드라마 쓰게 하고자 본인들이 제물이 될 이유는 없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최고의 빅매치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조금 이르게 만난 감이 있지만 최고의 빅매치인 것은 변함없다. 이번에도 호날두가 부폰 앞을 막어설지, 아니면 부폰이 이번에야말로 호날두를 제치고 '빅 이어'에 한 발 더 다가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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