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설가' 무리뉴가 선수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주제 무리뉴는 첼시와 레알마드리드에서 '드레싱룸(선수단)'을 잃어본 경험이 있다. 그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같은 일을 겪을 위험성이 있다." - 마틴 키언, 전 아스널 수비수, BBC 축구 해설자

맨유는 18일(이하 한국 시간)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7-18시즌 잉글랜드 FA컵 8강전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을 2-0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사령탑 주제 무리뉴 감독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그는 영국 방송 BBC에 "결과만큼 그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결과가 경기력보다 나았다"면서 "지난 이틀 동안 우리가 준비한 것과 다른 경기였다. 불만족스럽다. 빌드업 과정이 좋지 않았다. 모두의 탓"이라면서 선수들을 책망했다.

공개적 비판을 받았던 선수가 반응하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은 왼쪽 수비수 루크 쇼를 두고 "쇼가 공을 다툴 때마다 크로스가 올라왔고 위험한 상황이 찾아왔다. 그의 활약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비판했고, 'BBC'는 19일 "루크 쇼가 무리뉴 감독에게 비판을 받은 후 다가오는 여름 맨유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비판에 '뿔이 난' 루크 쇼.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은 19일 BBC 해설위원 마틴 키언이 무리뉴의 리더십에 우려를 표현한 칼럼을 게재했다.

"토요일 밤 무리뉴가 팀에 가한 비판을 듣고 있으면 마치 해설위원의 말처럼 들린다. 브라이턴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대한 완벽한 요약이었다. 때로 무리뉴가 악의적으로 보이지만, 그의 평가는 훨씬 통제된 것이다. 선수들에게 경기력, 열정, 개성을 요구하면서, 그는 선수들의 반응을 얻으려고 한다."

일단  키언의 주장은 무리뉴의 의도는 알겠으나 방식이 선수들을 지나치게 자극한다는 것. 키언은 무리뉴가 정확히 경기를 읽었고, 또 선수들을 자극해 경기력을 높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봤다. 무리뉴 감독이 때론 독설가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런 '독한 말' 역시 계산에 따라 내놓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키언의 우려는 무리뉴의 비판이 틀려서, 혹은 의도가 불순해서가 아니다. 무리뉴 감독의 행동에서 이해할 수 있는 점이 있지만, 동시에 팀의 수장으로서 갖춰야 할 다른 덕목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선수들과 신뢰다.

"그러나 무리뉴는 해설위원이 아니라 감독이다. 그의 말은 드레싱룸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무리뉴가 네마냐 마티치에게 그랬듯, 감독이 선수 개인의 경기력을 평가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팀이 도달해야 할 수준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공개적으로 선수의 단점을 논하기 시작했을 때, 그것은 경기력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나 압박감만 불러올 뿐이다. (무리뉴가) 마티치에게는 아주 너그럽게 대했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사이가 멀어졌다고 느낄 수도 있다."

▲ 마티치는 무리뉴 감독의 칭찬을 받았다.

무리뉴 감독은 이미 선수단 장악에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레알마드리드를 지도하던 시절 선수단 내 리더인 이케르 카시야스, 세르히오 라모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6월부터 두 번째로 지휘봉을 잡았던 첼시에서도 '태업' 논란이 불면서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가 성공 시대를 열었던 FC포르투, 첼시(2004년 6월~2007년 9월), 인터밀란 등에서는 선수단을 강력한 카리스마로 휘어잡았다.

"무리뉴는 첼시와 레알마드리드에서 선수단의 지지를 잃은 적이 있다. 그는 그 스스로가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경기력을 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다. (선수들의) 반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선수를 모욕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무리뉴가 쇼를 대한 방식이 맘에 들지 않는다. 무리뉴는 아들처럼 선수들을 대해야 한다. 누가 아들을 그렇게 나쁘게 대하겠는가. 그는 최고 수준에서 뛰어본 적이 없다. 그는 하프타임이 선수들에게 주는 효과를 알지 못한다. 올드트래퍼드의 다른 선수들은 쇼를 보면서 '다음이 나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맨유에도 개성 강한 선수들이 많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家和萬事成)고 했다. 이번 시즌 유일하게 남은 FA컵 우승에 도전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2위를 지키려면 일단 맨유 내부가 화목해야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아버지'와 같은 감독 무리뉴의 것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